정권 2인자 이재오 특임장관의 "연내 개헌" 주장이 친박계의 공개 반발에 부딪혔다.
친박계 한선교 의원은 13일 CBS 라디오 <변상욱의 뉴스쇼>에 출연해 "(개헌은) 백년대계이고 정치는 천년대계인데 빨리 빨리 하자는 것은 저는 옳지 않다고 본다"고 연내 개헌 논의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한 의원은 "지금 이 시기에 개헌을 해야 되겠는가 하는 여론은 형성돼 있지 않다고 보고, 꼭 '분권형 대통령제를 해야 된다'는 것도 (이재오 특임장관의)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본다"고 이 장관과 친이계의 개헌 구상을 공박했다.
한 의원은 "지금 국회 안에는 한나라당만 있는 게 아니고 한나라당 이외에 야당들도 많지 않느냐. 그쪽에선 그런 (개헌의) 컨센서스가 형성됐다고 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 의원은 이어 "대통령제로 우리가 쭉 해왔는데, 이를 제대로 우리가 운영해나가면 되는 것이고 문제가 5년 단임이라고 한다면 4년 중임으로 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친박계 의원이 4년 중임제를 공개적으로 거론한 것은 주목되는 부분이다. 박근혜 전 대표가 현재 4년 중임제를 선호하고 있는게 사실이지만, 친박계 의원들 사이에서 4년중임제를 얘기하기는 조심스러워하는 상황이었다. 친이계의 '분권형 대통령제' 주장과 대척점에 서 있기 때문.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일찌감치 "개헌은 이명박 정부의 부도덕한 정권연장 술수"라며 반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여기에 "원론적 개헌 논의 찬성" 입장을 보여왔던 친박계가 4년 중임제를 노골적으로 들고 나온 것이어서 '분권형 대통령제'를 고수하는 한나라당 친이계의 개헌 구상이 물 건너 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8월 회동 이후 현재까지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의 밀월관계가 유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개헌을 둘러싼 이같은 의견 충돌이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도 주목된다.
전날 한나라당 친이계인 이군현 원내수석부대표는 개헌특위 구성을 민주당에 요구하면서, 민주당이 원하는 4대강검증특위 구성과 맞바꾸자는 이른바 '빅딜'을 시도했지만 민주당은 "정략적"이라며 이를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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