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신당은 한나라당 국회의원 비서관이 진보신당 당사를 찾아와 행패를 부렸다며 공개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진보신당 김종철 대변인은 11일 "지난 7일 우리 당 성정치위원회가 발표한 논평 '노골적인 동성애 혐오, 정부와 국회도 도를 넘었다'에 대해 조진형 의원 비서관이 해당 정책연구위원에게 전화를 걸어 '논평을 수정하라'고 요구했고, 이를 거부하자 '거기 있으라, 기다려라, 가만히 두지 않겠다'며 폭언을 해댔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조진형 의원이 지난 6일 영상물등급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영화 <친구사이>에는 남성끼리 목욕하면서 애무하고 키스하는 장면, 남성에게 성기에 손을 대는 장면 등 청소년에게 동성애에 대한 성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장면이 여과 없이 담겼다"고 발언한 데서 시작됐다.
이에 진보신당 성정치위원회가 "영화에는 그런 (목욕하면서 애무하는) 장면이 없다. 조진형 의원은 <친구사이> 영화를 보지도 않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호모포비아(동성애자 혐오증)를 동원하여 막말을 쏟아냈다"며 "한나라당 조진형 의원은 스스로 국회의원의 자격이 없음을 인정하고 물러나라"고 논평을 내자 조 의원실에서 발끈하고 나선 것.
김 대변인은 "전화로 항의한 이후 비서관이 당사로 찾아와 문제가 된 영화 <친구사이>에 대해 'XX놈들, 이런 영화를 도대체 어떻게 보라는 거야, 당신하고는 말이 되지 않으니 당 대표를 만나겠다'고 하는 등 폭언을 퍼부었다"고 주장했다.
김 대변인은 "공당의 논평에 대해 수정을 요구한 것도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담당자를 찾아와 폭언과 협박을 일삼은 행위는 절대 용서 받을 수 없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욕 한적 없다"…"국감 발언 중 사실관계 틀린 것은 인정"
이런 주장에 대해 조 의원실의 비서관은 <프레시안>과 통화에서 "결코 욕을 한 적이 없고 '폭언'이라 지칭될만한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그는 다만 "혼자말로 '이런 영화를 어떻게 보라는 거야'라는 말을 하기는 했다"고 말했다.
해당 비서관은 "'목욕하면서 애무하고'라는 표현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나도 당시에 인정했다"면서도 "오히려 논평을 낸 성정치위원회 사람들도 영화를 보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정하더라"고 주장했다.
그는 "상식적으로 영화를 보지도 않고 발언을 했겠느냐. 우리가 마치 영화를 보지 않은 것처럼 '부실 국감'을 하는 사람들로 비친 데 대해 참을 수 없었다"며 "그 쪽에서는 논평 수정도 거부했으면서 지금 와서 '폭언을 했다'고 하니 어이가 없다"고 주장했다.
'반박문을 발표하지 않고 직접 공당에 논평을 수정하라고 요구한 것은 지나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비서관은 "공당은 민원을 받지 않느냐. 조 의원을 대신해 찾아간 게 아니라, 내가 답답해서 민원 차원에서 찾아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이번 해프닝은 조진형 의원이 국정감사 질의 과정에서 사실 관계가 다른 발언을 해, 엉뚱하게 진보신당과 국회의원실 보좌진이 서로 얼굴을 붉힌 셈이 됐다.
당시 성정치위원회는 "김조광수 감독의 <친구사이> 영화가 9월 9일 판결을 통해 미성년자관람불가 등급 처분이 부당하다는 판결을 받았다"며 <조선일보>가 실은 '<인생은 아름다워> 보고 '게이'된 내 아들 에이즈로 죽으면 책임져라'는 광고 등을 언급한 후 이같은 '호모포비아(동성애자 혐오증)'의 사례로 조진형 의원의 발언을 문제삼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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