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세화 위원은 또 "북한 세습체제는 우리의 통일 여정에서 분명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겠냐"며 "북한의 세습체제를 그대로 둔 채 그리는 통일의 상은 어떤 것인가. 이 간단한 질문에도 '말하지 않는 게' 민주노동당과 당대표의 '판단이며 선택'일까"라고 되물었다.
"자본력 약한 신문, 진보세력에게도 만만한 동네북인가"
▲ 홍세화 한겨레 기힉위원. ⓒ한겨레 |
홍 위원은 "진보라고 말하는 사람의 <경향신문>이나 <한겨레>를 절독하겠다는 소리는 종종 듣는 데 반해 스스로 보수라고 말하는 사람의 '조중동' 절독 소리는 듣기 어렵다는 점이 흥미롭다"며 "이는 한국의 이른바 진보의식이 성찰과 회의, 고민 어린 토론 과정을 통해 성숙되거나 단련되지 않고 기존에 주입 형성된 의식을 뒤집으면서 가질 수 있는 데서 오는 경박성, 또는 섬세함을 통한 품격의 상실"로부터 비롯된다고 주장했다.
홍 위원은 이어 "신문 논조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조용히 끊으면 그만일 터인데 소문내거나 선언하는 모습이 딱 그렇다"며 "이런 경박성에는 진보를 택한 자신에 대한 반대급부 요구도 담겨 있다"고 주장했다. "경향이나 한겨레가 자기들 요구에 반드시 부응해야 한다"는 논리가 담긴 '경박성'이라는 것이다.
"'말하지 않는' 민노당의 선택, '극도의 부정'이 '극도의 긍정'을 낳은 결과"
그는 또 민주노동당의 대북관에 대해 "(북한에 관한 지극히 부정적으로 형성된 의식세계를 뒤집는 과정에서) 성찰과 회의, 고민이 생략됨으로써 '극도의 부정'이 '극도의 긍정'을 낳고 '모 아니면 도' 식의 시각만 남아 섬세함이나 균형감각이 설 자리를 잃은" 것으로 평가했다.
그는 이 문제와 관련된 이정희 민노당 대표의 입장도 공격했다. "예컨대 북한 내정에 간섭하는 것과 북한 체제를 비판하는 게 다르다는 점을 인식하는데 섬세함까지 필요하지 않음에도 삼대 세습을 비판하면 내정간섭이며 반북이 되므로 남은 선택지는 이정희 대표의 '말하지 않는 것이 나와 민주노동당의 판단이며 선택'으로 귀결되는 것"이라는 것이다.
민주노동당 부설 새세상연구소 박경순 부소장이 "진정한 진보는 용납할 수 없는 이데올로기까지 포용할 수 있는 톨레랑스를 가져야 한다"고 한 것에 대해서도 그는 "톨레랑스는 차이를 용인하라는 것이지 용납할 수 없는 것을 포용하라는 게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는 또 "통일과업을 지상명제로 주장하고 그것을 진보의 자격조건인 양 강조하는 세력이 북한의 세습체제가 앞으로 굳어질 때 통일 과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에 관해 말하지 않는 것은 자기부정이 아닌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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