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경찰은 16일(이하 현지 시각) 수사에 중대한 진전이 있었다면서 "18세 용의자가 도버의 항구 지역에서 경찰에 체포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테러 경보의 최고 단계인 '위급'(Critical)을 유지한 채로 수사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용의자와 이슬람국가(IS)의 연관성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IS는 15일 자신들의 선전 기구인 아마크 통신을 통해 지하철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번 테러는 지난 15일 오전 8시 20분경 런던 남부 파슨스 그린 지하철역에서 일어났다. 역에서 정차했던 지하철 열차의 출입문이 열렸을 때 마지막 객차의 출입문 바로 안쪽에 있던 사제 폭발물이 터졌고, 이로 인해 30명이 부상을 입었다.
부상자의 대부분은 화상을 입었으며, 폭발물에 놀란 승객들이 역사 밖으로 뛰어나가면서 서로 뒤엉켜 부상을 당한 시민도 있었다. 하지만 부상자들 중 3명 만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나머지 부상자들 중 위중한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현지에서는 지하철 내 폭발이라는 위급한 상황에서도 사망가 발생하지 않은 것에 안도하는 분위기다. 현지 언론들은 테러 당시 기폭장치가 완전히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지난 3월 5명이 사망한 웨스트민스터 인근의 승용차 테러를 시작으로 22명이 목숨을 잃은 5월 맨체스터 공연장 자살폭탄테러, 7명이 사망한 6월 런던 브리지 차량·흉기테러, 1명이 사망한 7월 런던 이슬람 사원 인근 차량 테러에 이어 또 다시 테러가 발생하면서 런던 내 테러가 일상화된 것 아니냐는 공포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잇따른 테러에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는 영국 정부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런데 이와중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테러 부상자들을 위로하기는커녕, 이번 테러를 본인의 반(反)이민 정책을 정당화하기 위해 이용하는데 급급한 모습을 보이면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불쾌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테러가 발생한 당일 본인의 트위터를 통해 "(테러범은) 영국 런던의 경찰이 계속 지켜봐 왔던 정신이 이상한 사람들이다. 반드시 이들을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으로의 여행 금지는 더 확대되고 엄격해져야 하며 구체적이어야 한다"고 밝혀 본인의 반(反)이민 정책이 정당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IS를 언급하며 "우리는 지난 9개월 동안 오바마 행정부가 8년간 했던 일보다 더 많은 진전을 이뤄냈다"고 밝혀 이번 테러의 용의자 역시 IS라는 식으로 단정 지었다.
이에 메이 총리는 아직 용의자도 잡히지 않은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경솔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에이에프피> 통신은 메이 총리가 "추측성 발언을 하는 것은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또 메이 총리의 측근인 닉 티모시 전 총리실 공동비서실장도 "우리 동맹이자 정보 협력 파트너 국가의 수장이 이러한 행동을 하는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데, 그는 이걸 모르는 게 분명하다"며 트럼프의 언행이 경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성명을 통해 "메이 총리와 통화에서 위로의 말을 전했고 테러를 몰아내기 위해 헌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며 영국 국기와 미국 국기가 함께 놓인 그림과 함께 성명의 내용을 트위터에 띄워 사태를 수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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