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섬진강 댐을 열면 우리 마을은…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섬진강 댐을 열면 우리 마을은…

[섬진강변 두계마을 이야기] 태풍 이후

"오후 6시부터 섬진강댐에서 초당 00톤을 방류할 예정이오니 강변 가옥이나 관광객들은 피해가 없도록 만전을 기해주시기 바랍니다."

오후 들어 두 차례 마을에 이런 방송이 나왔다. 도시에 있을 때는 댐을 방류한다느니 하는 뉴스가 딴 세상일인 줄 알았는데 이런 마을방송을 직접 듣게 되니 새삼 섬진강가에 살고 있다는 실감이 부쩍 난다. 태풍 무이파는 지나갔는데 비가 계속 세차게 내리더니 댐 문을 여는 모양이다. 지난해에는 이런 경보 없이 한꺼번에 많은 수량을 방류해서 강변에 있는 가옥이며 논밭이 피해가 컸다고 했다. 심지어 강가에 새로 지은 전통한옥 몇 동이 마을 분들 말에 의하면 '아직 사랑땜도 못했는디 절반이나 물이 든' 사태가 일어났다 한다.

댐 문을 열면 마을로 들어오는 낮은 다리가 잠기게 된다. 하필 남편은 내일 과천에 올라가겠다고 작정을 한 터인데 어찌 될지 모르겠다. 예전에는 마을이 고립되기 일쑤였다는데 지금은 좀 멀기는 하지만 압록 쪽에 있는 큰다리로 건너다닐 수 있어서 고립되는 것은 아니다. 지난 7월에도 다리가 물에 잠겨서 돌아온 적이 있다.

사실 댐만 열지 않는다면 이만한 비로 다리가 잠기거나 피해를 입을 마을이 아니다. 몇 년 전 홍수와 태풍으로 전국이 물난리 바람난리가 났을 때도 이 마을은 끄떡없었다. 당시 이장님한테 '우리 마을은 워낙 자리를 잘 잡아서 예로부터 날씨로 인한 재해가 없었다'는 요지의 자랑을 들은 기억이 있다. 그래서 그런지 올 여름 쏟아 붓는 듯 오는 비에도 계곡 물소리가 한층 커졌을 뿐 자연배수가 잘 되어 별 피해는 없었다.

▲ 다음날 아침 일어나서 창으로 내다보자 누런 섬진강물이 보였다. 물이 불어나서 수위가 올라오니 방에서도 강물이 보이는 것이었다. 비가 오락가락 하는 속을 걸어서 강가까지 나가보았다. 다리는 잠기고 흙탕물이 된 강이 세차게 소용돌이치며 흐르고 있었다.ⓒ김영희
▲ 비에 무너진 돌담. 비탈에 있는 집은 마당이 무너졌다고 한다. 몇 십 년 탈 없이 잘 지냈는데 이번 비에 무너졌다고 웬일인가들 했다.ⓒ김영희
▲ 상사화.ⓒ김영희
▲ 귀뚜라미. ⓒ김영희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