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장(임연철 극장장)이 '좌파 창극'이라는 이유로 차범석 원작의 '산불' 공연을 거부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민주당 최종원 의원은 4일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서 "한국적 희곡의 대표격으로 연극 뿐 아니라 오페라 뮤지컬 등으로 여러차례 제작된 창극 '산불'이 2010년 초 공연 계획서에서는 10월 중 상연되는 것으로 나와 있지만 현재 확정된 일정에 따르면 '산불' 공연은 취소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 의원은 취소 이유로 "국립극장 관계자는 취소 이유에 대해 '올해는 국립극장 60주년, 2010 세계 국립 극장 페스티벌이 있는 해로 외국인들이 많이 관람하는데 '산불'과 같은 이념적으로 좌파인 창극을 올릴 수는 없다는 판단으로 (임연철) 극장장이 거부했다'는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이어 "임연철 극장장의 취임 이후부터 국립극장 내에서 공연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임 극장장은 <동아일보> 논설위원 출신으로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 경선대책위 언론특보, 언론위원회 위원으로 MB캠프에 몸담았던 인사다. 이 때문에 임 극장장은 취임때부터 '비전문 낙하산 인사'로 논란이 컸던 인물이다.
이같은 지적에 유인촌 장관은 "'산불'이 이념적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며 "확인해보겠다"고 말했고, 임 극장장은 "(좌파 창극이라서 배제하는) 그런 의도는 없다"고 부인했지만 최 의원은 "극장장은 부인하지만 담당 직원들은 그렇게 이야기를 했다"고 받아쳤다.
최 의원이 질문하는 과정에서 유인촌 장관은 "내가 (장관직을) 오래 하지 않으니 걱정 마라"고 날선 태도로 임하기도 했다.
같은 당 최문순 의원도 이날 국정감사 질의에서 "무능하고 부패한 문화부 산하기관장들로 인해 문화예술, 영상산업의 토대가 무너지고 있다"며 며 "임연철 국립극장의 극장장, 배정혜 국립무용단 감독, 이소영 국립오페라단 단장, 조희문 영화진흥위원회의 위원장이 그 대표적인 사례"라고 주장했다.
연극 '산불'은 6.25 전후 상황을 그린 사실주의 작품으로 고등학교 교과서에도 소개됐던 유명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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