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4대강 사업의 낙동강 제35공구(경북 예천)에 군 병력을 투입한 것을 두고 다시 논란이 일고 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민주당 안규백 의원은 4일 국정감사 자료를 통해 "이명박 정부는 정당한 이유 없이 노태우 정권 이전의 군사독재 정권들처럼 군 병력을 민간사업에 투입하기 시작했다"며 "이는 현 정권이 과거 군사독재 시절로 회귀하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고 지적했다.
"새벽 5시에 기상해 월화수목금토…심각한 노동력 착취"
육군 제2작전사령부와 부산 국토관리청은 지난 4월 4대강 사업의 군 지원에 대한 합의 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군은 지난 6월 청강부대를 창설해 장교 7명, 부사관 10명, 병사 100명 등 모두 117명의 인원과 덤프트럭 50대 등 주로 자재 운반에 사용되는 총 69대의 차량을 공사 현장에 투입했다. 장비운용에만 14억9000만 원, 숙영지 9억8000만 원 등 모두 27억5000만 원의 예산이 소요됐다.
이와 관련해 지난 6월 국회에 출석한 김태영 국방장관은 "국가적 대규모 사업에 군이 갖고 있는 물자와 병력을 사용하는 것도 어떻게 보면 국방부의 임무"라며 "운전병들의 기량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고 밝혀 논란을 부른 바 있다.
그러나 안 의원은 "헌법에 따르면 국군은 국가의 안전 보장과 국토 방위의 신성한 의무를 수행함을 명분으로 하는데, 국군의 4대강 사업 투입은 신성한 의무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안 의원은 제2롯데월드 허가 논란, 국방비 삭감 등을 언급하면서 "이명박 정부 들어 경제 논리가 안보 논리를 억누르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이제는 군사력을 4대강 사업에 이용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는 안보에 등돌린 군통수권자의 안보 무책임이 아니냐"고 꼬집었다.
공사 현장에 투입된 병사들이 심각한 인권침해에 노출돼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날 안 의원이 공개한 청강부대 부대원들의 일과표에 따르면 이들은 오전 5시에 기상해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식사 시간을 제외하면 하루 10시간을 작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 의원은 "게다가 일요일 하루를 제외하고 토요일까지, 1주일에 6일을 작업하고 있다"며 "이는 2011년 12월로 예정된 공기를 맞추기 위한 중노동이며, 병사들에 대한 노동력 착취"라고 말했다.
이어 안 의원은 "4대강 사업에 투입된 청강부대를 지금이라도 철수시켜 국군의 신성한 의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