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황식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호남 출신' 김 후보자에 대한 민주당의 '봐주기 검증'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본회의 직후 다시 논평을 통해 "민주당에 대한 유감"을 표명했다.
이날 본회의에서도 민주당은 '반대'를 강제적 당론으로 정해 놓고도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했다. 출석률도 낮았고, 반대 토론도 하지 않았다. 심지어 박지원 민주당 비대위 대표는 본회의에 앞선 의원총회에서 "개인적으로 찬성하시는 분은 본회의에서 (인준안 표결 때) 잠깐 나가주셔도 좋겠다"고 요청하기도 했다. 민주당 내 이탈표로 욕 먹는 것은 곤란하니, 아예 표결에 참여하지 말라는 것이다. 일종의 '눈 가리기 용'이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자신들을 향한 따가운 시선이 못내 불쾌하다는 표정이다. '봐주기 논란'에 대해 "근거를 대라"며 자신만만한 태도를 취하기도 했다.
박지원 "찬성하는 분은 아예 투표하지 마시라"
대외적으로는 '김황식 총리 후보자는 부적격'이라며 반대 당론을 정한 민주당은 표결에서는 우회로를 택했다. 비록 전당대회를 이틀 앞두고 있다고는 하나 출석률이 현저히 낮았다. 87명 가운데 57명만이 투표에 참여했다. 당 지도부가 찬성 의견을 가진 의원들에게 투표 불참을 권고하면서 '이탈표'는 거의 없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임명동의안 통과 이후에도 민주당은 "유감"이라는 간단한 논평만을 내놓았다. 전현희 민주당 대변인은 "김황식 후보자는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면서도 '인정할 수 없다'가 아니라, "앞으로는 야당의 비판적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국민을 섬기는 총리가 되길 바란다"는 당부에 더 무게를 실었다.
외려 전 대변인은 "민주당이 한나라당의 푸들이 될 것이냐"는 자유선진당의 논평에 대해 "유감"이라고 불쾌감을 피력했다. 전 대변인은 "자유선진당은 김황식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 판정조차 하지 않았으면서 도대체 무엇을 근거로 민주당을 비판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공격했다.
"민주당은 처음부터 '청문회 김빼기'에 앞장섰다"
그러나 다른 야당들의 시선은 여전히 곱지 않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은 "민주당은 처음부터 김황식 후보자에 대해 지역안배라는 등 호평을 내놓아 걸림돌을 제거해주고 청문회 전날 지명자인 대통령과 러브샷을 하는 등 청문회 김빼기에 앞장섰다"며 "국민적 검증의 날을 무디게 만들어 놓고 현미경 검증을 하겠다며 이중적 태도로 일관한 민주당에 유감을 표명한다"고 말했다.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는 "국회 임명동의는 통과했지만 국민의 검증을 통과한 것은 아니"라며 "나아가 대통령의 방탄벽에 그치는 국무총리직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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