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황식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해 민주당이 "인준 반대"를 당론으로 결정했다. 민주당은 1일 오전 의원총회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민주노동당 등 다른 야당들도 일찌감치 반대 입장을 정리한 바 있다.
하지만 1일 오후 열릴 예정인 본회의에서 처리될 김황식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은 통과가 확정적이다. "정상적이고 합리적"이라는 평을 내린 한나라당이 과반 이상의 의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청문특위 위원도, 원내지도부도 '김황식 반대'였다"
전현희 민주당 대변인은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직후 "김황식 후보자 임명에 대해 청문특위 위원들 모두 반대 의견을 냈고 원내지도부도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며 "반대 당론을 채택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비공개로 진행된 의원 총회에서 찬성 의견을 피력한 의원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지원 비대위 대표도 의원총회 모두 발언에서 "김 후보자는 '4+1' 중 병역문제에 저촉되고, 말 바꾸기로 신뢰성이 전혀 없다"며 "지연과 학연을 떠나 엄격한 잣대로 논의해 당론으로 결정하자"고 말했다.
민주당은 표결에 참여할 것인지 본회의 자체를 거부할 것인지, 본회의 표결 대응 수위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전현희 대변인은 "오후 열리는 인사청문특위에서 청문경과보고서에 담기는 내용을 지켜본 뒤 다시 의총을 열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남 출신이라 봐주냐'는 비판에 '반대 당론' 선회
민주당의 이 같은 결정은 "호남 출신이라고 봐주는 것이냐"는 일각의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 내내 민주당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낙마한 김태호 후보자와 비교해 '봐주기 청문회'를 하고 있다는 따가운 시선에 시달려야 했다.
이는 박지원 대표가 청문회 전 김 후보자와 따로 만나고 "발목 잡지 않겠다"고 언급하면서 시작된 일이었다.
심지어 민주당 청문위원인 정범구 의원은 청문회 첫날 의사진행발언을 자청해 박지원 대표 등 원내지도부의 대응을 문제 삼았고, 역시 같은 당 청문위원인 김유정 의원이 언론 인터뷰에서 "(박지원 대표와 김황식 후보자가 접촉한 것은) 솔직히 좋은 모양은 아니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는 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에 앞서 일찌감치 반대 당론을 정한 다른 야당은 지난달 30일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푸들이 되고 말 것인가"(자유선진당), "이번 청문회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짬짜미 청문회'"(진보신당)라고 맹비난했다.
민주당이 반대를 강제적 당론으로 채택한 데는 이런 시선에 대한 부담감에 덧붙여, 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김 후보자의 인준에는 큰 무리가 없다는 현실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론에도 불구하고 찬성표를 던지는 민주당 호남 출신 의원들의 숫자가 얼마나 될지도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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