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황식 국무총리 후보자가 대법관 시절 내린 상지대 판결에 김 후보자의 누나가 영향을 끼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 후보자의 누나가 재판 과정에서 상지대 구 재단을 옹호하는 의견서를 대법원에 제출한 것이 확인됐다. 김 후보자의 누나인 김필식 씨는 현재 동신대 총장으로 호남 지역에서 유명한 사학 재단을 운영하고 있다.
국회 국무총리 인사청문특위 위원인 민주당 정범구 의원은 28일 김 후보자의 누나가 이사로 있는 한국대학법인협의회는 2006년 11월 17일 한국사학법인연합회와 함께 김 후보자가 맡은 상지대 재판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대법원에 제출된 이 의견서에서 이들은 "임시이사를 정이사로 전환할 때 설립자의 추천에 의해 정이사를 선임하도록 해 설립자의 경영권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사재를 출연해 설립한 사립학교의 경영권을 국가가 설립자와 단 한 차례 협의 절차도 없이 임의로 제3자에 넘겨주는 것은 사립학교 존립기반 자체를 부정하는 일이며 결과적으로 전체 사학경영인 모두에게 사학경영의욕을 상실하게 해 우리나라 사학교육의 일대 위기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즉, 상지대 구 재단의 이른바 '경영권'을 인정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사학재단 협의체의 의견서는 이후 나온 김황식 당시 대법관의 '보충 의견' 내용과 겹친다. 김 후보자는 '다수의견에 대한 보충의견'에서 "사립학교의 설립 및 운영의 자유는 학교법인이 자신의 정체성을 외부의 간섭 없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자유를 포함한다"며 "정체성에 대한 학교법인의 자기결정의 자유는 학교법인이 정관으로 정하여진 설립 당초의 이사를 잇는 다음 차례의 후임 이사들을 자율적으로 선임할 자유를 포함한다"고 했다.
이는 "설립자의 경영권"을 주장한 사학법인연합회, 대학법인협의회 등의 주장과 일치한다.
이런 대법원의 '보충 의견'은 이후 사학분쟁조정위원회(사분위)가 상지대 구 재단의 이사 과반수의 정이사 추천권을 부여하는 근거가 되기도 했다.
정범구 의원은 "김필식 씨가 김 후보자의 딸과 아들의 유학비용을 지원하고 딸의 결혼비용까지 지원한 것을 고려하면 김 후보자의 상지대 판결에 누나의 입장이 반영되지 않았겠냐는 의문이 제기된다"고 주장했다.
박지원 "은진수 감사위원, 누나 김필식 씨 반드시 청문회 나와야"
이런 의혹 탓에 민주당은 김 후보자의 누나인 김필식 씨가 인사청문회 증인으로 반드시 출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지원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이날 비대위원회의에서 "현미경이 아니면 질병원인인 바이러스를 규명할 수 없다는 시각과 자세로 명분 있는 청문회에 임할 것"이라며 인사청문회 총력전을 다짐했다.
박 대표는 이어 "증인과 참고인으로 채택된 이들은 반드시 출석해야 한다"며 특히 은진수 감사위원과 김 후보자의 누나 김필식 씨를 거론했다. 박 대표는 "이들이 출석하지 않으면 청문회와 국민의 알권리를 방해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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