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육군이 발간해 전군에 배포한 '2010 육군정책보고서'에 북한을 주적으로 명기해 논란이 일고 있다. 북한에 대한 주적 표기가 2004년 국방백서에서 삭제된지 6년 만에 사실상 부활한 셈이다.
특히 국방부는 지난 19일 발간된 '2010 국방백서'에 북한을 주적이라고 표현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육군은 북한을 주적으로 명시했다.
24일 야당들은 이명박 정부가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 이후 급진전한 남북관계 발전의 성과로 삭제된 북한 주적 개념 부활에 강하게 문제제기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이날 논평을 내고 "이산가족상봉 등 남북간에 모처럼 인도주의적 교류분위기가 조성되어가는 시점에 육군판 국방백서라 할 수 있는 '2010년 육군정책보고서'에 '북한은 우리의 주적'이라는 직접적 표기가 된 것에 대해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규의 민주당 수석부대변인은 "이명박 정부의 국정정책이 따로따로 움직인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이번 육군의 주적 표현은 군령권의 상급 기관과는 다른 관점을 하급기관이 고집한 것으로 일사불란해야 할 군의 지휘통제마저 의문이 든다"고 강조했다.
이 부대변인은 "특히 이번에 담긴 표기는 지난해 3월 조사하고 같은해 7월 발간한 '2009년 육군정책보고서'에는 담지 않았다가 올해 별도의 표와 설명을 넣은 의도가 무엇인지 밝혀야 한다"며 "민주당은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를 철저히 규명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천안함 사건으로 주적 개념 부활시켰나"
진보신당도 이날 논평을 내고 북한 주적 개념 명시에 대해 "이명박 정부 들어 악화된 남북관계와 그 진실이 아직도 불명확한 천안함 사건 이후 다시 부활했다"며 "북한에 대한 적대정책이 더 큰 적대와 긴장을 낳는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일인데 군과 정부가 시대를 어느 때로 되돌리려 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김종철 대변인은 "최근 들어 정부의 안보정책 등을 보면 우려되는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며 "내부적으로도 군 복무기간 단축 백지화, 신병교육 기간 8주 연장, 예비군 훈련 대폭 강화 등 마치 준 전시정부를 향해 나아가는 듯하다"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대북강경정책의 배경이 사실상 내치에서 실패한 이명박 정권이 북한과의 긴장조성을 통해 국민들의 여론을 호도하려는 것이 아닌가 의심이 된다"며 "북한 주적표기를 담은 육군정책보고서를 즉각 폐기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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