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자에서 와글와글 소리가 나서 보니 아이들이 모여 있다. 외갓집 마을 체험하러 온 초등학생 손님이다. 우리 마을이 바로 외갓집 마을이다.
8년 전 처음 '외갓집 마을'로 선정이 되었을 때는 동네에서 소를 내어 달구지도 끌고, 높은 대나무 원두막도 짓는 등 온 마을 분들이 열성적으로 손님맞이에 참여하셨다는데 요즈음은 그렇게까지 하지는 않은 것 같다.
그래도 여름 내내 꾸준히 예약한 단체손님이 오는 편이다. 오면 마을회관이나 마을 입구 체험관에서 재우고 인절미 만들기, 두부 만들기. 나물 무치기, 계곡에서 물놀이 등등을 하게 한단다. 식사는 부녀회장의 지휘 아래 돌아가면서 음식을 해서 낸다. 음식의 고장 전라도답게 이 마을 아주머니들 솜씨도 보통을 훨씬 넘는다.
"아이가 없는 마을에서 애들 소리가 들리니 나쁘지는 않네요."
"응. 그래서 아이들이 한 번씩 왔다 가고나면 서운하당께."
이장댁이 진짜 외할머니처럼 말한다. 형식적인 외갓집 마을이 아니라 진심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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