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비 올라갑니다. 뚫렸습니다. 위에서 막아주세요."
밤 11시 30분.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 사드 4기 등 장비 추가 배치에 맞선 주민 등 시민 500여명은 각자 SNS를 통해 마을 진입로에서 사드 배치를 막고 있는 다른 주민들의 소식을 큰 소리로 전했다.
트랙터와 차량을 통해 일부 주민들이 소성리 여러 진입로를 지켜섰지만 경찰병력 8,000여명에 마을 전체가 에워싸이면서 장비가 줄줄이 올라온다는 소식만 전해졌다. 장비가 코앞까지 다가왔다.
빗방울이 떨어지는 와중에 고령의 소성리 주민들은 우비를 챙겨입고 이날 오후 3시부터 9시간째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 앉아 "폭력경찰 물러가라", "사드 추가 배치 반대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주민에게 사과하라"고 고함쳤다. 그리고 "여성, 장애인, 노인 등 노약자들이 있다"며 "진압 중단"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일부 주민들은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다 넘어져 경미한 부상을 입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사드 배치에 반대하며 소성리 주민을 지지하기 위해 다른 지역에서 온 시민 몇몇은 자신의 목에 쇠사슬을 묶고 사드 배치 장소인 성주골프장 입구 차량에 앉았다. 이들 중 경기도에서 온 한 50대 남성은 "촛불로 뽑은 문 대통령이 어떻게 이럴 수 있냐. 죽음을 각오하고 사드 배치를 막겠다"고 했다. 한 여성은 차량 지붕 위에 앉아 사드 배치 중단을 외쳤다.
앞서 저녁부터 밤 늦게까지 기독교, 천주교, 원불교는 사드 배치 반대를 위한 미사와 예배를 벌였고 이어 시민들의 자유발언을 통해 문 대통령과 국방부, 경찰 등을 비판했다. 주민들과 다른 지역에서 온 시민들은 서로 주먹밥을 나눠먹으며 경찰이 물러나고 추가 배치 발표를 철회할 때가지 밤샘 농성을 예고했다.
하지만 경찰은 "마을 주민들이 신고한 집회 범위를 벗어나고 있다"며 수 차례 해산 명령만 내려 주민들과의 대치 상황을 이어갔다. 경찰병력은 방패를 들고 헬멧을 쓴 채 주민들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석주 소성리 이장은 "절대 안된다. 추가 배치는 안된다"며 "일반환경영향평가를 할 때까지 문 대통령이 물러나야 한다. 목숨을 다해 저항 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레시안=평화뉴스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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