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1998년 당시 한나라당(현 한국당) 의원 수십 명이 탈당해 집권 연정을 이루고 있던 새정치국민회의·자유민주연합으로 간 일을 거론하며 "그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 대표는 6일 한국당 '안보 의원총회'에서 "1998년도 DJP정권이 탄생했을 때, 그 한 해에만 한나라당 국회의원 36명이 탈당을 해서 2명이 자민련으로 가고, 34명이 국민회의로 간 일이 있다"며 "청와대 사정비서관실과 검찰·경찰·안기부를 총동원해서 국회의원 '신상 털기'를 해서, 문제가 되는 사람은 협박을 해서 다 탈당을 시켰다"고 주장했다.
홍 대표는 "노무현 정권 당시는 엉겁결에 정권을 잡았기 때문에 정권 내내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지만, 이 정부(문재인 정부)는 치밀하게 기획된 정부이기 때문에 1998년 같은 그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며 "최근에 우리 당 일부 의원들에 대해서 똑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홍 대표가 언급한 '한국당 일부 의원들'이란 최근 전 보좌진의 공기업 특혜 채용 의혹이 불거진 권성동 의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엄용수 의원, 대선 여론조사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염동열 의원 등을 의미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홍 대표는 또 △김장겸 문화방송(MBC) 사장 체포영장 발부, △문재인 정부 인사 실패, △북핵 안보 위기 등 한국당이 내세우고 있는 정기국회 보이콧 명분이 약화되고 있는 상황(☞관련 기사 : 앞뒤 안 맞는 자유한국당 '보이콧') 속에서 "우리가 장외투쟁을 하는 것은 야성을 키우기 위해서"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앞으로 4년 반 동안 혹독한 겨울을 나기 위해서 이제 단련을 해야 되는 시점"이라며 "자기 생각과 좀 다르고 못마땅한 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함께 뭉쳐서 단일대오로 이 난관을 돌파하고, 또 야당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여러분들이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는 것이 이번 투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같은 홍 대표의 말을 뒤집으면, 이번 정기국회 보이콧과 장외 투쟁은 "야성을 키우기 위"한 "단련"이라는 것이어서 논란이 일 전망이다. 김효은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은 "투쟁 명분이 없다는 것을 본인이 실토한 것 같다"며 "홍 대표가 한국당 대표가 된 이후 문재인 정부에 무조건 반대를 하겠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한국당은 오는 9일 '국민보고대회' 행사를 예정하고 있고, 이날도 안보 의원총회에 이어 김포 애기봉 군부대를 방문하는 등 당 자체 일정을 이어갔다. 한국당 안보 의원총회의 연사는 이명박 정부 때 민주평통 사무처장(차관급)과 국정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소장을 지낸 남성욱 고려대 교수로, 외교안보 분야의 대표적인 우파 이론가이다. 남 교수는 이날 강연에서 "이번 사태의 원인 가운데 절반은 김정은의 폭주 성격에서 비롯됐다"며 "이 문제는 김정은이 제거되지 않으면 계속 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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