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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현 "북한, 금년 내에 수소탄 실험 또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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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정세현 "북한, 금년 내에 수소탄 실험 또 할 것"

"미국, 세컨더리 보이콧 착각…군사적 옵션 못 쓴다"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한반도가 긴장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북한 전문가인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올해 안에 추가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시험이 이뤄질 가능성에 대해 경고했다.

정 전 장관은 4일 기독교방송(CBS) 및 교통방송(t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번 6차 핵실험에 대해 "완전히 수소탄을 만든 건 아니고 수소탄으로 가기 위한 전 단계 실험에 성공한 것 같다"며 "원리 실험에 성공했기 때문에 완전히 수소탄을 만들어가지고 또 실험을 하는 일을 또 한 번 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추가 실험 예상 시점에 대해 정 전 장관은 "작년에 8개월 만에 같은 실험에서 진전을 보지 않았느냐. 이렇게 되면 꼭 1년이 걸린다는 보장이 없고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며 "더구나 금년 신년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년 내에 수소탄을 만들고 말겠다'는 식의 말을 했기 때문에, 그 사람들의 말은 가끔은 허장성세가 있지만 어떤 때는 정확한 예고의 성격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런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비를 해야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북한의 핵실험이 이른바 '레드 라인'을 넘은 것인지에 대해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17일 개념 규정을 했는데 (그에 따르면) ICBM이 완전히 대기권에 진입하는 수준이 돼야 하고, 핵폭탄이 ICBM에 실릴 정도로 소형화·경량화된다면 레드라인을 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며 "그 레드 라인은 아직은 넘지 못했다. 왜냐하면 지난번 ICBM은 대기권에 들어올 때 그게 땅에 떨어지기 전에 폭발했다"고 분석했다.

정 전 장관은 북한의 의도에 대해 "수소탄이라는 게 원자탄보다 훨씬 위력이 큰 것이기 때문에 그런 핵폭탄을 가지고 있으면 미국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는 계산을 북한은 할 것이다.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고 싶다는 것"이라며 "그런 조건에서 미국과 일대일로 수교하고 평화정책이라는 상황을 연출하면 국제적으로도 지위가 올라가지만 우선 대내적으로 김정은의 통치력이 굉장히 높이 평가를 받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 사람이 어린 나이라고 밖에서 자꾸 얕잡아보는 것이 북한으로 하여금 과감한 짓을 하게 만든 측면도 있다"고 그는 부연했다.

향후 북한의 후속 행동과 관련, 정 전 장관은 "북한은 레드 라인을 넘으면 바로 미국이 북한이 요구하는 수준, 내지는 북한이 요구하는 내용의 협상에 끌려나올 수밖에 없다는 계산을 하고 있을 것"이라며 "이번에는 레드 라인을 넘으면 미국이 결국 나오지 않겠는가 하는 계산으로 금년 내에 ICBM을 또 쏘고, 대기권에 (재)진입하는 기술을 확인시키고, 수소탄도 7차로 넘어가든지 할 것이라고 본다"고 예상했다.

정 전 장관은 "거꾸로 한미일은 우리가 UN 제재 등 압박 또는 세컨더리 보이콧 같은 압박을 계속하면 견디지 못하고 (북한이) 협상 테이블로 나올 거라는 얘기를 하는데 그것은 착각"이라며 "북한의 DNA는 그런 게 아니다. 굴복을 안 한다. 그리고 오히려 상대방이 유화적으로 나오도록 끝까지 밀어붙이겠다, 벼랑 끝 전술을 펼치겠다고 하는 그런 사람들"이라고 지적했다.

"남북 대화? 당분간 기다릴 수밖에…금년 말이나 돼야"

정 전 장관은 위기 국면의 해법에 대해 "지금 당장 무슨 남북 대화로 가자고 나설 수는 없다"며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북한은 대화로 안 통하는 상대다'(라고 한다). 모든 옵션이 테이블에 올라와 있다는 얘기만 하지 군사적 옵션을 쓰겠다는 얘기까지는 안 하지만, 어쨌든 미국이 대화는 할 수 있는 형편이 아니라고 하는데 우리가 나서서 남북 대화를 할 수 있는 여지는 없다"고 진단했다. "당분간 지금은 기다릴 수밖에 없다"는 것.

그는 다만 "일단 외형적으로는 미국과 보조를 같이 해 줘야 한다"면서도 "지금 이대로 놔두면 (북한은) 실제로 수소폭탄을 만들고 미국까지 도달하는 ICBM (사정)거리가 나오면서 대기권 (재)진입을 해도 불타지 않는 기술까지 확보할 것이다. 그렇게 레드 라인을 넘게 되면 미국이 (북한과의) 회담에 나가게 되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어차피 그럴 바에는 '지금 일이 더 커지기전에 미국이 북한을 대화로 끌어내는 노력을 좀 더 강화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를 우리가 미국한테 해야 한다"며 "그런 얘기를 할 건 우리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에게 정말 간청을 해서 '어차피 북한이 레드 라인을 넘으면 당신네가 협상으로 갈 것을 우리는 뻔히 안다. 과거에도 그랬고. 군사적 옵션을 못 쓰게 되어 있지 않느냐. 그럴 바에는 북한과 대화 가능성을 열어 놓는 제스처를 좀 더 적극적으로 쓸 필요가 있다. 그동안에 진행됐던 미북간의 물밑 접촉,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북한이 미북 협상이 곧 열릴 거라는 희망을 갖도록 해 달라'는 얘기를 우리가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아직은 미국이 대화로 나올 수 없다는 것"이라며 "따라서 우리도 대화 국면으로 넘어갈 수는 없다. 이런 상황에서 대화하자는 얘기했다가는 국민들한테 정말 엄청난 비난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금년 하반기 마지막 단계나 가서 미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기술 능력이 더 고도화돼가지고 가만히 있을 수 없어서 협상을 시작하려고 할 때쯤 우리도 대화할 수 있지 않겠는가"라고 전망했다.

미국이 군사적 옵션을 실제로 취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정 전 장관은 일축했다. 그는 "미국 정부가 아무리 돌발성이 강하고 충동적이라 하더라도, 미국이라는 나라가 북한보다는 훨씬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나라"라며 "미국 국무장관이나 심지어 국방장관까지도 북핵 문제는 외교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얘기를 하지 않느냐.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험한 말을 (트위터에) 쏟아내고 바로 그 뒤에 이어서 국방장관까지 그런(다른) 얘기를 하는 나라"라고 했다.

그는 "남북전쟁이 미중전쟁으로 번지고 그렇게 되면 세계 3차 대전으로 번질 위험성이 있는데 미국이 그런 전쟁을 벌일 가능성이 없고, 특히 6.25 때는 북한이 쉽게 생각해서 남침을 해서 그것이 미중전쟁으로까지 번졌지만 (지금은) 배후에 있는 중국의 힘이 그때에 비해서도 상당히 커졌기 때문에 미국이 먼저 그런 일을 함부로 못 벌인다. 그러니까 군사 옵션 못 쓴다"고 단언했다.

그는 "군사 옵션을 쓸 것같이 겁을 줘서 북한의 태도 변화를 유도했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는 이해를 한다"며 "그러나 실제로 써 버리면 한반도는…. 북한은 저개발국가이기 때문에 서러울 것이 없지만 우리는 세계 11대 경제 대국인데 이것이 다 날아간다. 그렇게까지 해서 북한 핵을 제로로 만들겠다는 것이 너무 무책임하다. 수백만이 죽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미국이 직접 대북 대화를 꺼리고 '중국 책임론' 등을 내세워 왔던 데 대해 정 전 장관은 "중국이 적극 동참하면 북한이 굴복할 것이라는 착각을 하는데 그게 틀렸다는 메시지가 이번 9월 3일 북한이 6차 핵실험을 한 배경"이라며 "9월 3일이면 중국에서 브릭스(BRICS) 회의가 열리는 날이다. 그날 핵 실험을 했다는 얘기는 중국의 명절날 일을 저질렀다는 얘기고, 이는 '우리 중국 말 안 듣는다'는 메시지"라고 풀이했다. "'미국, 자꾸 중국에 위탁해서 우리를 회담으로 끌어내? 너희들이 직접 나와, 소용없어.' 그 얘기"라는 것이다.

중국이 원유 제재 등 추가 제제에 동참할 가능성도 정 전 장관은 낮게 봤다. 그는 "중국은 '응징'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았다"며 "응징이라는 단어를 썼다면 한미일이 요구하는 원유 수출 금지에 협조해 줄 가능성이 있지만 그럴 가능성이 적다"고 했다. 그는 "또 러시아도 지난 1일 푸틴 대통령이 브릭스 회의를 앞두고 북핵 문제를 거론하면서 '결국 대화로 풀어야 한다'는 얘기를 했다. 러시아도 미국의 요구에 응하지 않고 오히려 협상과 대화를 요구하는 자세로 나가지 않겠는가"라고 덧붙였다.

정영철 "도발-제재 악순환, 결국 대북 대화채널 확보해야"

정영철 서강대 교수는 평화방송(P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북 대화 채널 확보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정 교수는 "북한은 결국 ICBM 장착용 핵폭탄 실험을 실시했고, 이에 대해서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다는 것"이라며 "지금까지의 상황을 보자면 도발과 이에 대응하는 도발이 악순환을 일으키고 있고, 이번의 핵실험 역시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통해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좀 생각해봐야 할 것은 북한의 이러한 도발에 대해 취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조치가 현재로서는 제재라는 것"이라며 "전형적인 과거의 패러다임 하에서 도발과 제재의 악순환이 끊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정 교수는 추가 제제의 가능성에 대해 "이번 핵실험 이후 조만간 안보리 차원에서의 제재 논의가 진행이 될 것이고 현재 남아있는 제재 조치로 거론되는 것은 북한에 대한 원유 공급 차단, 그리고 노동자 파견의 금지 등이 있고, 또 하나는 북한에 대한 위탁생산 금지 등"이라며 "원유 공급 차단을 중국이 수용할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중국 역시 조만간 당대회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내부 문제도 돌아봐야 하기 때문에 북한에 대한 더 강력한 제재에 대해 어떤 입장을 보일지 아직은 미지수"라는 것이다.

정 교수는 "분명한 것은 어떤 형태로든 북한에 대한 제재가 이루어질 것"이라며 "이는 또 다른 의미로는 이에 대한 반발로 북한의 또 다른 도발이 이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새로운 해법 제시가 없는 상태에서 결국은 제재와 도발, 그리고 중국에 대해 북한을 압박할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귀결되지 않을까 한다"고 우려했다.

그는 "사실 핵과 미사일 문제에 대해 우리 정부가 마땅히 나서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고, 결국은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해결되어야 할 문제"라며 "우리 정부로서는 문제가 해결될 수 있는 여러 가지 조건과 상황을 만들어내고, 그것이 우리의 요구 방향과 일치하도록 하는 것이 최대치"라고 지적하면서 "우리가 해야 하는 것은 어떤 경우에라도 군사적인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것이고, 북한과의 대화 채널을 어떤 형태로라도 만들어내는 것 등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라고 제언했다.

그는 이어 "우리 정부가 핵실험 직후 '강한 대북 응징'이라고 하고 있는데, 결국 이 역시 제재를 통한 압박이라는 패러다임 속에서 생각하는 것"이라며 "이런 패러다임을 끊어낼 수 있는 근본적인 생각의 변화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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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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