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최 의원은 유인촌 장관에 대해 날선 비판을 아끼지 않아 왔다. <프레시안>과 가진 인터뷰에서는 유 장관을 향해 "만나면 한 대 맞자"는 발언까지 했었다.
"연세드신 분에게 손가락질하며 막말" vs "대질할까요?"
자칫하면 무산될 뻔한 두 사람의 '공적인 만남'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신재민 후보자가 끝내 낙마하면서 극적으로 이뤄지게 됐다.
언론의 관심도 뜨거웠다. 이날 국회 문화체육광광방송통신위원회 결산심사보고에서 최 의원의 질의 차례가 되자 일제히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기도 했다.
최 의원은 독립영화 제작지원 심사 압력 논란으로 거센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조희문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의 거취 문제를 언급하며 선공을 날렸다.
최 의원은 "조 위원장이 사퇴해야 한다는 장관의 뜻이 전달됐다는데 아직 사퇴를 안하고 있다, 그럼 장관이 못 자르느냐"고 했다.
유 장관이 "조 위원장에게 소명의 기회를 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소송도 이어지고 문제가 복잡해 진다"고 답하자 최 의원은 "다른 사람들은 감사도 해서 다 목을 자르지 않았냐"고 재차 비난했다.
최 의원은 "지금껏 장관은 막말도 많이 했다"며 "연세가 드신 김윤수 전 국립현대미술관장에게 손가락질 하면서 '어이 김 관장, 어떤 뉴스하고는 인터뷰 하지마'라고 말한 적도 있지 않느냐"고 했다.
유 장관은 "그런 이야기를 어디서 들었느냐"며 "대질을 할까요? 만들어낸 이야기에 불과하다, 제가 그 정도로 막무가내가 아니다"라고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꼭 '님'을 붙여서 '관장님'이라고 불렀다"며 "어떻게 연로하신 분에게 그렇게 말하겠느냐"고 반박했다.
이에 최 의원은 "그럼 연로하신 분을 자른 것은 되느냐"고 쏘아붙이기도 했다.
▲ 8일 국회 문방위 회의에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민주당 최종원 의원이 격돌했다. ⓒ뉴시스 |
유인촌 장관의 재산에 대한 공방도 벌어졌다. 그는 올해 모두 121억6563만 원의 재산을 신고한 바 있다.
최 의원은 "유 장관은 강부자 내각 중에서도 최고의 부동산 갑부로 이름을 올렸다"며 "당시 문화예술인들은 '저 사람이 가난하고 헐벗은 우리 처지를 대변해 주겠느냐'고 의심했는데, 지금 보니 기우가 아니었다"고 몰아쳤다.
그는 "유 장관이 지난 2년 반 동안 문화예술계를 위해 한 일이 뭐가 있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유 장관은 굳은 표정으로 "서류로 답변을 대신하겠다"는 반응을 보이다가 "예술가에게 창작할 자유를 주고, 국민의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해 균형된 삶을 누리도록 하는 것에 이 정부의 문화정책"이라는 원론적 답변으로 비켜가는 모습이었다.
"좌파는 곧 김정일, 빨갱이…이 정부가 공정 사회를 말할 자격이 있나?"
최근 통일부가 경의선 철도 도라산역에 설치된 화가 이반 씨의 벽화를 작가 동의없이 철거한 일도 도마에 올랐다.
최 의원은 "국가 권력이 작가와 상의도 없이 예술작품을 일방적으로 철거하는 나라가 품격있는 나라인가"라며 "만일 사전에 유 장관에게 상의했다면 어떻게 됐겠느냐"고 물었다.
유 장관은 "공공미술의 의미가 적지 않은 만큼 쉽게 철거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만일 의논을 했다면 철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답했지만 공방은 계속됐다.
최 의원은 "철거 이유가 지난 정부에서 설치된, 민중적 작품이라서라고 하더라"며 "이렇게 예술작품을 난도질할 수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최 의원은 "좌파는 좌익, 김일성, 빨갱이로 연결시키기 때문이 아니냐"며 이같이 말했다.
유 장관이 "말씀이 좀…, 그렇다"는 반응을 보이자 최 의원은 "대통령이 추구하는 '공정 사회'가 뭐라고 생각하나, 사회 구성원이 각자 갖고 있는 생각때문에 차별받지 않고 보수와 진보가 공존하는 사회라고 생각하는데, 이 정부가 공정 사회를 말할 자격이 있느냐"고 쏘아 붙였다.
문화예술계에서 '좌파 적출론'을 앞장서 제기해 온 유 장관의 전력도 문제삼았다. 최 의원은 "유 장관은 지난 2008년 3월 '지난 정부의 정치색을 가진 기관장은 물러나는 게 자연스럽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이에 유 장관은 "활자로 나오는 것과 실제 의미는 많이 다르다"며 "물론 당시에 그것 때문에 많은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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