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30일 주미, 주일, 주중대사에 조윤제 카이스트 금융전문대학원 초빙교수, 노영민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 이수훈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를 각각 내정했다. 이로써 취임 100일을 훌쩍 넘겨 주요 4강 중 러시아를 뺀 3개국 대사를 확정했다.
조윤제 신임 주미대사 내정자는 지난 대선 때 문 대통령의 싱크탱크 '정책공간 국민성장' 소장으로 기여했으며, 새 정부 출범 초부터 경제 및 외교 분야에서 두루 중책 기용이 거론됐던 인물. 지난 5월 말에는 문 대통령의 특사로 임명돼 유럽연합 및 독일을 방문했었다.
경제학자 출신으로 노무현 정부 시절 대통령 경제보좌관을 지낸 조 대사는 주 영국 대사를 역임하기도 했다. 하지만 비(非) 외교관 출신인데다 북한 문제와 북미관계를 직접 다뤄본 경험이 없어 적지 않은 약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조 내정자는 주미대사라는 중책을 맡아 한미 FTA, 북핵 등 굵직한 외교 현안을 해결하는 가교 역할을 훌륭히 수행함으로써 한미동맹 강화와 국익 증진에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노영민 주중대사 내정자는 일찌감치 주중대사 자리가 확실시됐던 인물. 그는 2012년 대선 때 문재인 후보 비서실장을 지냈으며, 이번 대선에서는 경선 캠프와 본선 선대위에서 조직본부장을 맡아온 문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고 있다.
박 대변인은 "사드와 경제 재재 등 복잡한 외교 현안을 원만하게 해결하고 25주년을 맞는 한중관계를 보다 공고히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수훈 주일대사 내정자는 노무현 정부 시절 대통령자문 동북아시대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지난 2012년 대선 때부터 문재인 캠프 산하 남북경제연합위원회 위원을 맡는 등 문 대통령과 인연이 깊다. 새 정부 출범 뒤엔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외교안보분과 위원장을 맡았다.
박 대변인은 "복잡하게 얽힌 과거사와 역사 문제를 매듭짓고 한일 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이날 해당 국가에 내정자들에 대한 아그레망(주재국 승인)을 요청했으며, 최종 승인을 얻기까지는 일주일 가량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4강 대사 가운데 이번 인사 발표에서 빠진 주러대사에는 김홍균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오영식 민주당 전 의원, 장호진 전 국무총리실 외교보좌관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이날 신임 주한 미국대사에 빅터 차 조지타운대교수가 내정됐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조만간 이 같은 사실을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는 2004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국장을 지냈으며, 현재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로 활동하고 있다. 북한과 중국에 대한 강경한 압박 정책을 주장하는 '매파'로 분류되는 인물이어서 우리 정부의 기조와 엇박자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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