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전 충북 천안 지식경제부 공무원 연수원에서 이틀 간의 일정으로 시작된 한나라당 연찬회의 첫 강연 프로그램은 다름 아닌 '성교육'이었다.
지난 지방선거를 앞두고 터진 '강용석 성희롱 파문' 등 당 소속 의원들의 성평등 의식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날 특강에 나선 한국여성CEO센터 조현순 관장은 "수녀님들에게 언어폭력, 농담, 음담패설, 강간 등 성폭력에서 자유로운 분이 한 명이라도 있는지 물었더니 아무도 없더라"면서 "한국 사회에서 그 동안 우리 딸과 어머니들이 그렇게 당하면서 살아왔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관장은 "누구에게나 있는 성욕을 건강한 에너지로 전환시킬 수 있으면 훌륭한 사람이지만, 본능으로만 남겨두게 되면 짐승만도 못한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다만 조 관장은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이 연루된 각종 성희롱 파문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여전히 한나라당 당적을 유지하고 있는 강용석 의원도 연찬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한편 지난 23일 국회에서 열린 성희롱 예방교육에는 단 한 명의 국회의원도 참석하지 않아 눈총을 받은 바 있다. 국회의원과 보좌관, 국회 사무처 직원 등 3000여 명의 의무적인 교육대상자 중 참석자는 430여 명뿐이었다.
"'공정한 사회' 의지 보였다" vs "靑 인사라인 책임"
이어 이날 연찬회는 LH공사 이지송 사장, 심명필 국토해양부 4대강살리기추진본부장,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등의 현안보고 순서로 진행되고 있다.
국회 미래한국헌법연구회 공동 대표인 이주영 의원이 진행하는 '미래한국의 선진화 전략과 국민개헌' 특강도 예정돼 있다.
이어 저녁부터 31일 오전까지 예정된 분임 및 자유토론에서는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와 신재민, 이재훈 후보자 등의 낙마 사태와 관련된 논란이 본격적으로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이를 의식한 듯 한나라당 지도부는 연찬회에 앞서 인사권자인 이명박 대통령과 낙마한 당사자들을 엄호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는 "청와대가 총리 후보자와 일부 장관 후보자의 사퇴를 받아들인 것은 집권후반기 국정지표인 '공정한 사회'를 지켜가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무성 원내대표도 "한나라당이 밀어붙여 해결하려 하지 않았고, 민의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마무리된 것은 소통과 변화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개혁성향의 초선의원 및 친박계 의원들은 이번 인사파동의 원흉으로 청와대 민정수석, 인사비서관, 공직기강비사관 등 인사라인을 지목하고 있어 진통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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