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야당은 3가지 종류의 녹취록 등을 근거로 이를 집중적으로 따져 물었다.
하지만 이현동 후보자는 "서울지방국세청장 시절 감찰 활동에는 전혀 관여한 바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이 후보자는 "서울청장 시절 감찰 직원을 불러서 얘기해본 적 있는데 내가 오버한 것은 인정한다"는 녹취록 내용을 야당 의원들이 들이밀자 "그거는… 저… 서울청장 시절에…"라며 말을 더듬었다.
또 당시 감사관, 감사과장 등이 안 전 국장에게 "서울청장님 지시를 받아서 어쩔 수 없다"고 말한 내용이 담긴 녹취록에 대해서는, "감찰 활동과 사퇴 권유는 구분되어야 한다"고 이 후보자는 해명했다.
이현동 "감찰 활동과 사퇴 권유는 구분되어야 한다"
▲이현동 국세청장 후보자는 26일 자신의 정치적 중립성을 둘러싼 논란에 강하게 저항했다. ⓒ연합뉴스 |
이종걸 민주당 의원은 이 내정자가 2009년 서울청장 시절 안 전 국장에 대한 감찰에 불법적으로 개입했다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현장에서 공개했다. 이 녹취록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서울청장 시절 감찰 직원을 불러서 진행상황을 얘기해봤죠'라는 <월간조선> 측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또 이 후보자는 '감찰에 개입해서는 안 되는 서울청장이 월권을 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내가 오버한 것이긴 하다"고 인정했다. 이 후보자는 이어 "내가 국세청에 과잉충성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인사청문회장에서는 이 후보자는 말을 바꿨다. 이 후보자는 "국세청 주요 간부의 한 사람으로 안 국장 문제를 얘기한 적은 있지만 감찰 활동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조배숙 민주당 의원도 당시 감찰이 이 후보자의 지시를 받아 이뤄졌다는 감찰국장의 증언이 담긴 또 다른 녹취록을 공개하며 "안 전 국장이 도곡동 땅 의혹을 제기했기 때문에 정권 실세의 지시를 받은 이 내정자가 무리한 감찰을 주도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현동 후보자는 이 같은 의혹을 모두 부인했지만, 조 의원은 "감찰 계통에 개입해서는 안 되는 서울청장의 이런 행동은 형법 123조 직권남용죄에 해당된다"며 "자꾸 거짓말 하면 형사고발 등 형사적 처리를 하겠다"고 말했다.
'부당한 외압 논란'의 피해자인 안 전 국장은 한나라당의 반대로 인사청문회 증인으로 채택되지 못했다. 이에 대해 이용섭 민주당 의원은 청문회 시작과 동시에 "이현동 후보자를 제대로 검증하기 위해서는 안 전 국장이 증인으로 반드시 출석해야 한다"고 비판했고, 전병헌 민주당 의원도 "한나라당의 증인 채택 반대로 오늘 청문회는 된장 넣지 않은 된장찌개, 김치 넣지 않은 김치찌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기증나는 초고속 승진, 이유는?"
청문회에서는 이 후보자가 현 정부 들어 초고속으로 승진한 것도 도마 위에 올랐다. 우제창 민주당 의원은 "이 후보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파견 나간 뒤 서울청 조사3국장으로 돌아왔고, 돌아온 지 한 달 만에 다시 청와대 경제수석실로 나갔다가 3개월 만에 국세청의 최고 요직인 조사국장을 했다"며 "조사국장 6개월 만에 곧바로 서울청장으로 승진했고 다시 6개월 뒤 국세청장 후보자가 됐다"고 말했다.
우제창 의원은 "이처럼 현기증 나는 초고속 승진의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어느 자리에 있든지 맡은 바 최선을 다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우 의원은 "물론 그렇게 답하겠지만 이 후보자의 고향은 경북 청도이며 영남대 출신으로 소위 TK"라며 "권력에 의해 키워진 느낌이 있다"고 지적했다.
'성실파' 박근혜, 이현동 인사청문회에 불참…이유는? 이날 기재위의 인사청문회장에 기획재정위 위원인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는 참석하지 않았다. 박 전 대표는 인사청문회 뿐 아니라 의원회관에도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는 상임위 활동을 거른 적이 거의 없는 '성실파'다. 하지만 친박계 의원들은 이날 박 전대표가 인사청문회에 참석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2006년 6월 당대표에서 물러난 뒤 여러 상임위를 거치면서 인사청문회에는 참석한 적이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노무현 정부 시절이었던 2007년 9월, 위장전입 의혹을 받았던 이규용 환경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도 박 전 대표는 참석하지 않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청문회 불참이 지난 21일 있었던 이명박 대통령과의 비공개 회동과 연관돼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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