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원회 특별회기는 한국과 미국 양 측 사이에서 아무런 합의를 끌어내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 향후 일정에 대한 합의조차 없어서, 협상 종료까지는 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 측은 한미 FTA의 조속한 개정 협상을 요구했으나, 한국 측은 동의하지 않았다. 미국 측은 한미 FTA 발효 이후 미국의 상품 수지 적자가 2배 이상이 늘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국 측은 이런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한미 FTA가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의 원인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아울러 한국 측은 한미 FTA가 한국과 미국의 경제에 미친 효과를 조사, 평가하는 작업을 양국이 같이 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이날 오후 정부 서울청사 별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밝힌 내용이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미국 측은 한미 FTA 발효 이후 미국의 상품 수지 적자가 2배 이상이 늘었다고 주장했다. 또 한미 FTA의 개정·수정 등을 통해 시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측은 한미 FTA가 대미 무역수지 적자의 원인이 아니라고 설명했다"며 "(미국 측에게) 그 원인은 미시·거시적으로 복합적이라고 말하면서 객관적 논리와 근거를 들어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는 이날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단과 한미 FTA 공동위원회 첫 특별회기를 열었다. 미국 측이 지난달 13일 한미 FTA 개정 협상을 요구하면서 잡힌 일정이다. 당초 미국 측 요구는 한미 FTA 공동위원회 첫 특별회기를 미국 워싱턴에서 열자는 것이었다. 반면 한국 측은 서울에서 열자고 주장했고, 결국 그렇게 됐다. 이날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본격 실무회의에 앞서,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USTR 대표와 30분간 영상회의를 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대표가 다른 일정 때문에 한국을 직접 방문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영상회의를 마친 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회의장을 떠났다. 이어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FTA 교섭관이 이끄는 한국 측 대표단과 제이미어슨 그리어 미국 USTR 비서실장이 중심이 된 미국 측 대표단이 실무회의를 진행했다.
8시간에 걸친 실무회의가 끝난 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기자들을 만나 협상 결과에 대해 설명했다. "한미 FTA의 효과, 미국 무역적자의 원인, 한미 FTA 개정 필요성 등에 대해 상호 간에 이견"이 있어서 양 측은 어떠한 합의에도 도달하지 않았다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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