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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뻣뻣한' 김태호 "아내 밤새 울어, 아내에게 사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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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뻣뻣한' 김태호 "아내 밤새 울어, 아내에게 사과하라"

'카드·현금영수증 0원'인데 "아내에 선물로 루이뷔통 가방 사줘"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는 당당했다. 24일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 자리에서 김태호 후보자는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터무니 없는 얘기"라며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심지어 김 후보자는 부인의 뇌물수수 의혹을 제기한 민주당 이용섭 의원에게 "어떤 형태로든 집사람에게 사과의 표현을 꼭 전해주리라 기대한다"며 역공을 취하기도 했다.

이미 확인된 사실은 인정하면서 고개를 숙였고, 의혹 수준의 문제제기에는 "통장 사본 다 보여드리겠다", "저와 계산이 다르다"면서 맞섰다. 부인이 관용차를 개인용도로 썼다는 의혹에는 유류비 환급 의사도 밝혔다.

야당 의원들은 김 후보자의 불성실한 자료 제출을 집중적으로 문제제기했고, 여당 의원들은 김 후보자를 적극 두둔하면서 관련 의혹들을 대신 소명해주려는 태도를 취하기도 했다.

부인 뇌물수수 의혹에 "입에 담기도 어려운 황당한 얘기다"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는 당당했다. 24일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 자리에서 김태호 후보자는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터무니 없는 얘기"라며 적극적으로 해명했다.ⓒ연합뉴스
김태호 후보자는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박연차 게이트' 연루 의혹에 "터무니 없다"고 일축했다. 김 후보자는 "2009년 대검 중수부의 수사도 받았지만 나는 기소할 수 없을 정도로 명확한 내용도 없었고 소문만 무성했지 실체가 없었다"며 "무혐의 내사 종결된 사건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2004년 경남도지사 보궐 선거 때 부인이 강모 씨로부터 3억 원의 뇌물을 받고 강 씨를 경남개발공사 사장으로 임명해줬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김 후보자는 "너무 황당한 얘기라 입에 담기도 어려운 정도"라며 "두 가지 팩트 모두 사실이 아니며 앞뒤 확인하면 금방 알 수 있는 내용을 아니면 말고 식으로 폭로하는 것은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이어 "나는 (총리 후보자) 당사자니 검증돼야 하지만 그 소식을 듣고 집사람이 밤새도록 펑펑 울었다. 눈이 퉁퉁 부었다"라고 주장하며 "이용섭 의원도 가족을 사랑하지 않냐. 어떤 형태로든 집사람에게 사과해 달라"고 요구했다.

청문회 초반 나온 김 후보자의 '사과 요구'에 야당 의원들은 반발했다. 박선숙 민주당 의원은 "자료 제출을 제대로 하지 않았던 사람이 누군데 무슨 사과를 하라는 것이냐"며 "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용섭 의원도 "나도 최초로 인사청문회를 3번이나 거친 사람으로 억울하고 잠못 자는 심정을 이해한다"면서도 "당일날 터뜨리는 것도 아니고 사전에 준비하라고 알려드린 것인 만큼 후보자가 해명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맞받아 쳤다.

김 후보자는 "겸손의 문제로 비춰졌다면 죄송하다"고 답했다.

"한 달에 400~500만 원 생활비로 부인에게 루이뷔통 가방 사줄 수 있나?"

이용섭 의원은 김 후보자의 3년 7개월 동안의 수입과 지출 내역을 공개하면서 "수입보다 지출이 많은 만큼 스폰서나 뇌물을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생긴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 같은 의혹을 제기하면서 후보자의 부인이 들고 있는 명품 가방 사진을 내놓았다. 이 의원은 "한 달에 생활비로 보통 450만~500만 원을 쓴다고 하는데 3년7개월 간 사비로 해외에 8번 가고 골프도 좋아하고 부인이 191만 원 짜리 명품가방도 쓰는데 과연 가능하겠냐"고 따져 물었다.

김 후보자는 "가능하다고 본다"며 "생활비는 계산이 저와 다르고 부인이 들고 있는 가방은 루이뷔통 가방으로 고생만 시켜서 결혼기념일에 제가 한 선물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김 후보자가 2004년 6월 화성종합건설 최모 씨로부터 7000만 원을 빌리고 갚았던 기록이 없으며, 후보자가 거창군수로 있을 당시 화성건설과 수의계약을 한 것이 감사원과 검찰에서 확인됐다고 문제제기했다. 박 의원은 "7000만 원을 제대로 갚지 않았으면 뇌물 수수 의혹이 된다"며 "영수증을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다.

김 후보자는 "그런 사실이 있으면 당장 사퇴하겠다"며 "이자까지 포함해 은행으로 입금한 내용이 있다"고 주장했다.

직원 가사도우미, 관용차 전용에 "기록이 그렇다면 인정한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은 도청 직원을 가사도우미로 활용한 의혹과 부인의 관용차 전용 의혹을 집중 제기했다. 강 의원은 "해당 직원을 직접 만나서 확인했다"며 "도청 기록을 보더라도 2006년 7월부터 2010년 말까지 해당 직원의 근무지가 도지사 관사로 표기돼 있으니 실제로는 후보자의 사택에서 도우미로 일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후보자는 "아파트에 혼자 살았던 만큼 아침부터 출근해서 할 일도 없고 가끔 집에 와서 (가사 일을) 한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강기갑 의원 외에도 민주당 박병석 의원이 관용차 운행 일지를 분석해 부인이 개인적인 용도로 차를 활용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부인이 매주 화요일 진주에 강의가 있는 학기에는 매주 화요일에, 금요일에 강의가 있는 학기에는 매주 금요일에 진주와 부인이 거주하던 거창을 오고 갔다"며 "부인이 대학에 강사로 나가는 것이 공무냐"도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기록에) 그렇게 돼 있다면 인정한다"며 '총 3만 km를 뛰었고 유류비만도 500만 원 정도인데 환급하겠냐'는 질문에도 "개인적으로 사용한 부분이 있다면 그렇게라도 하겠다"고 답했다.

"아버지가 정말 가난한 소장수였냐"에 김태호 "보리밥만 먹었다"

시종일관 침착한 태도를 유지하던 김태호 후보자는 "아버지가 정말 가난한 소장수였냐"는 박선숙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는 다소 목소리가 높아졌다.

박선숙 의원은 "동생과 아버지, 형수가 1억 원 상당의 돈은 빌려주면서 재산 관련 자료는 정말로 못 주겠다고 했냐"며 "아버지 재산 자료라도 달라. 아버지가 정말 가난한 소장수냐"고 물었다.

김 후보자는 "보리밥 먹고 힘들게 사셨다"고 대답했고, 박 의원은 "그 시절에 보리밥 안 먹은 사람이 어딨냐. 우리는 밀가루만 먹었다"고 맞섰다. 김 후보자는 "그 시절에는 대부분 다 가난하지 않았냐"며 지지 않았다.

김태호 두둔하는 여당 "국회의원도 왕왕 팩트 없이 의혹 제기하더라"

야당 의원들과 달리 여당은 김 후보자를 대신 나서 옹호하는 모습을 보였다. 권선동 한나라당 의원은 김 후보자를 상대로 박연차 게이트 관련 사실 관계를 질문하며 김 후보자의 해명을 적극적으로 끌어냈다. 권 의원은 "결국 전혀 근거도 없는 의혹 부풀리기였다는 얘기"라는 말로 질의를 끝냈다.

권선동 의원은 "후보자 본인이 얼마나 억울하고 기가 막히면 저렇게 적극 해명하겠냐"며 "국회의원이라고 해서 무소불위의 권한이 있는 게 아니다. 왕왕 팩트 없이 의혹 제기를 하는 게 국회의원인데 근거를 가지고 사실관계로 주장하시라"며 야당 의원들을 싸잡아 비판했다.

같은 당의 조문환 의원도 김 후보자와 관련된 의혹이 세밀하지 못한 재산신고의 오류 때문이라고 두둔하며 "착오가 너무 많아 불필요한 오해를 사는 것 아니냐"며 "실무착오라는 것은 나도 짐작한다"고 말했다.

정옥임 의원은 '박연차-김태호' 관련 의혹 가운데 하나인 경남 김해시 정산컨트리클럽의 인허가 시점을 드러내며 "그렇다면 김 후보자의 전임자가 승인해준 것이고 본인과는 관련이 없다는 것 아니냐"고 대신 해명했다.

권택기 의원도 "40대 국무총리가 기용된 데 대해 많은 국민들이 기대를 갖고 있다"며 노골적인 분위기 전환을 시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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