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의료복합단지 선정을 두고 한나라당이 사분오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11일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지역으로 충북 오송생명과학단지와 대구·경북 신서혁신도시를 확정하면서 탈락 지역의 의원 및 지자체장이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다"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12일자 <강원일보>에 따르면 특히 강원도 원주에 지역구를 둔 한나라당 이계진 의원은 11일 춘천에서 열린 한나라당-강원도 정책협의회 도중에 자리를 박차고 나가 성명을 발표하고 "밀실 야합 의혹이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국정조사라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우린 공정하게 했으면 좋겠다는 것"이라며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넘어가는 식의 그런 정치는 나는 싫다. 정치 그만두면 될 거 아니냐? 이까짓 거. 뭐가 아쉬워서 할말을 못하겠느냐"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또 김진선 강원도지사에게 "원주가 평가에서 1등했다고 한다. 원주보다 먼 충청북도 오송군이 접근성이 편리하다는데 누가 믿겠나? 청와대에서 출발해서 어디가 더 빨리 도착하나 해볼까요?"라고 청와대와 정부를 비판했다.
이 의원은 또 "내가 지금 구멍난 런닝을 입고 있는데 부끄럽지 않다. 다만 정치하는 사람들이 양심에 구멍나 있다는 것은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함께 이 의원은 당정협의 자리에서 한나라당 지도부를 겨냥해 "백번 얘기해 봐야 예산 지원이 늘어나는 것도 없는데 이런 것을(당정 협의를) 뭐하러 하느냐"며 "맨날 헛소리하고 간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강원도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허천 의원도 "4대강도 안되고, SOC도 안되고, 그렇다고 교육·문화에 집중 투자가 있는 것도 아니다 원주지방국토관리청 내년 예산이 67% 줄어드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따졌다.
10월에 강릉에서 재보선이 확정된 상황이어서 이번 사태가 강원도에 '반 한나라당 정서'를 불러일으킬지 여부가 주목되는 부분이다. 나아가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 경쟁에 나섰던 경기, 경남, 호남 지역 등 지자체의 불만도 고조되고 있다. 한나라당의 내년 지방선거 전략에 빨간불이 들어온 것이다.
이들 지역에서는 "오래전부터 준비해 온 (충북)오송은 그렇다치고 (대구)신서는 왜 갑자기 끼었냐"는 불만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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