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도서 선정에 계속 떨어지면서 생긴 의혹
필자는 그간 계속 1년에도 몇 권씩의 책을 출간해 왔다. 그러는 와중에 2011년부터 2012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는 우수학술도서와 우수교양도서 선정사업에 필자가 쓴 총 세 권의 저서가 선정됐다. 이밖에 출판문화진흥원 청소년권장도서에 선정된 책도 있었다.
필자는 그 뒤로도 비교적 '우수한(최소한 필자 생각으로는)' 저서를 계속 출간했고, 출판사와 필자는 문화부의 우수도서 선정에 모두 선정되리라는 기대를 했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이후 여러 차례 관련 지원사업에 응모했지만, 2013년부터 단 한 번도 선정되지 못했다.
본래 보수 정부와 관료들에 대해 신뢰가 매우 적었지만, 거듭 우수도서 선정이 되지 않자 자연스럽게 평소 비판적인 글을 쓰고 책을 출간하는 필자를 고의로 제외시키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혹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심증은 강하게 가지만, 확증이 없었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에서 김기춘의 주도로 문화계 블랙리스트가 존재했고, 우수도서 선정에도 블랙리스트가 있었다는 보도가 잇달았다. 필자는 그러면 그렇지 생각했고, 진상이 곧 밝혀지겠거니 기다렸다. 하지만 그 뒤론 별다른 후속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벌써 '영혼 없는' 발뺌인가?
필자는 최근 문화부에 우수도서 선정 과정의 블랙리스트 문제에 대한 민원을 제기했다. 그랬더니 예상했던 것처럼 결론은 대체로 큰 문제가 없다는 식의 회신이 왔다.
그러나 필자는 도저히 믿을 수 없다. "우수도서 블랙리스트는 2014년 문학부문과 2015년 문학, 교양부문에 일부 적용된 것으로 확인되었다"는 것이 문화부의 답변이었는데, 필자는 이러한 사실조차 처음 듣는 주장이고 특히 2016년에 블랙리스트가 없었다는 것은 도무지 납득할 수 없다. 집권 후반기로 가면 갈수록 극악스럽던 박근혜 정부였는데, 그토록 위세를 떨치던 블랙리스트가 별안간 2016년에는 없었다니? 전혀 상식과 이치에 맞지 않은 주장이다.
더구나 아직 블랙리스트 진상조사가 본격적으로 가동도 되지 않았는데, 이미 2016년에는 없고, 어느 해 어느 분야만 있었다는 등의 주장이 나온다는 것은 벌써부터 관행적으로 발뺌에 바쁜 '영혼 없었던 집단'의 전형적인 주장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출판계 인사가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원회에 포함되어야
전 정권 하에서 자행되었던 '블랙리스트'는 헌법 정신의 심각한 위반이며, 국민의 기본인권에 대한 명백한 부정이다. 반드시 그 진상을 밝히고 상응하는 국가 차원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
현재 문화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원회가 출범하여 블랙리스트 사건의 경위와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활동 중이다. 하지만 이 위원회에 출판계 관련인사는 거의 포함되어 있지 않다.
출판계 인사가 포함되지 않은 상태에서 우수도서 선정 등 출판 관련 각종 블랙리스트의 진상이 밝혀지기 어렵고, 국가손해배상 등의 향후 대책 마련도 어렵다.
출판 관련 블랙리스트가 존재했던 만큼, 당연히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원회에 출판계 인사가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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