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21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비공개 오찬 회동을 가졌다. 두 사람이 따로 회동한 것은 이번이 여섯번 째다.
22일 정진석 청오대 정무수석에 따르면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는 전날 오전 전날 오전 11시55분부터 오후 1시30분까지 1시간 35분동안 청와대 백악실에서 배석자 없이 오찬을 함께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해 9월 박 전 대표가 특사 자격으로 유럽을 방문하고 돌아와 귀국보고를 한 이후 11개월만의 만남에 대해 양측은 말을 아끼고 있다.
정 수석은 이 대통령이 회동 직후 참모들에게 "박근혜 전 대표가 (회동 내용을) 적절할 때 소개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말했다고 전했다.
박 전 대표의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은 <프레시안>과 통화에서 "앞으로 한나라당이 국민의 신임을 잘 얻어 이명박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해야 하고, 그것을 위해 같이 노력해야 한다는 대화가 있었다"고만 말했다.
이날 회동은 지난 20일 오후 이 대통령의 제안을 박 전 대표가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 측의 한 인사는 "이전보다 분위기가 나쁘지 않은 것 같다"고 전했고 청와대 관계자도 "괜찮았다"고 말했다. 특히 회동 이후 청와대 쪽에서는 말을 아끼고 있는 것에 대한 친박 측의 평가가 괜찮은 편이다.
하지만 지난 다섯 차례 회동에선 이후 양측이 상이한 해석을 내놓았고 오히려 관계가 더 악화되는 결과가 나왔었다.
이번 회동에 대한 친박 측의 브리핑에는 '정권 재창출을 향한 공동 노력'이라는 문구가 들어있어 관심을 모은다.
이 대통령 쪽에서는 김태호 총리 후보자 발탁 등으로 인해 이른바 '친이 6룡'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상황이 '박근혜 견제론'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이 당장 박 전 대표에게 '차기 보장' 수준까지 약속을 할 순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박 전 대표에 대한 청와대의 우호적 분위기 약속-박 전 대표의 적극적 국정 협력'식의 공감대만 형성되도 여권으로선 환영할 만하다.
하지만 한나라당의 또 다른 인사는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 두 사람이 이제와서 서로를 신뢰할 수 있을 것 같진 않다"면서 "최악의 관계로 떨어지지만 않아도 다행이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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