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멕시코대사관 외교관이 한국계 여성 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았으나 경찰 조사를 거부하다 출국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주한 멕시코대사관 소속 무관(외교관 신분인 군 장교) A씨를 강제추행 혐의로 수사하고 있었으나, A씨가 두 차례 출석 요구에 불응한 채 이달 초 출국했다"고 1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1월 사이에 대사관에 근무중인 제3국 국적의 한국계 직원 B씨를 3차례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고소가 접수돼 수사에 나선 경찰은 피해자 조사를 마친 뒤 지난달과 이달 초 2차례 출석요구서를 보냈지만 A씨는 이에 불응하고 출석요구일(8월 3일) 다음 날 멕시코로 출국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멕시코 측에서는 당초 A씨가 경찰의 출석요청에 협조할 것이라고 우리 측에 밝혔지만 결국 지키지 않았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A씨가 출석요구에 불응하자 지난 4일 주한 멕시코 대사대리를 초치해 엄중히 항의했다.
이 관계자는 "멕시코 측은 A씨가 이번 사안과 무관하게 필요한 행정절차를 위해 일시 귀국했으며 8월 말까지는 돌아올 것이라고 설명했다"면서 "멕시코 측에선 아직 면책특권을 행사하겠다는 의사도 밝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에 출석할 것이라는 약속을 지키지 않은 상황이어서 A씨가 한국으로 돌아올지는 불투명하다.
외교관은 면책특권이 있어서 민·형사상 재판을 받지 않을 수 있다. A씨가 귀국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멕시코에 엄중한 조치를 요구하는 것이 전부다.
경찰 관계자는 "주한 멕시코대사관 측에서 해당 무관에 대해 면책특권을 상실시키거나, 본인이 면책특권을 포기하지 않는 이상 강제수사할 방법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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