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정국'이 열린 첫날, 투기 목적으로 쪽방촌 부동산을 구입한 점을 실토하는 등 부적절한 행위들이 드러난 이재훈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의 거취가 주목되고 있다.
한나라당에서도 이 후보자를 둘러싼 여러 부적절한 행위와 의혹들을 엄호하기 불편해하는 눈치다. 오히려 일부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 후보자를 매섭게 질타했다.
한나라 의원들도 이 후보자 '도덕성 흠결'에 '부적절' 반응
한나라당 안형환 대변인은 오후 현안 브리핑을 통해 "금일 시작된 인사청문회가 당초 우려했던 것보다는 차분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물론 일부 정치공세적, 또 인신공격적인 측면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후보자의 자질 검증에 힘썼다는데 대해 해당 상임위의 위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청문회 정국때마다 야당의 '정치 공세'에 방점을 둬 왔던 그간 한나라당의 반응에 비쳐볼 때, '검증 과정' 자체에 높은 점수를 준다는 것은 묘한 기류 변화를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안 대변인은 "이재훈, 박재완 후보자의 청문회가 차분하게 잘 진행된 것으로 본다는 의미"라고 말했지만 개별 후보자, 특히 부도덕한 처신으로 도마에 오른 이 후보자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드릴 말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나 지식경제위에서 총 14명의 한나라당 의원 중 정태근, 김재경, 이종혁, 홍일표 의원 등 4명은 이 후보자의 도덕성에 문제점이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정했다.
이종혁 의원은 "가슴 아프다. 부동산 투기 의혹, 위장전입 의혹, 학력 위조 의혹 등 이러고도 집권 후반기에 국민들에게 공정한 사회를 약속할 수 있을지 심히 우려스럽다"고 '부동산 투기'를 스스로 인정한 이 후보자에 실망감을 드러냈다. 김재경 의원은 "차관을 그만두고 대형 로펌에 들어가는 이런 공직자의 행위는 법 위반은 아니지만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라고 본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아예 "이 후보자는 장관으로써 부적격"으로 규정하고 공개적으로 자진 사퇴를 주장했다. 자유선진당도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고, 미래희망연대 정영희 의원은 이 후보자가 공직을 이용해 논문을 작성하고 학위를 받았다는 사실을 집중적으로 지적했다.
종합해 보면 24명의 지경위원 중 민주당 7명, 자유선진당 1명, 미래희망연대 1명, 한나라당 4명 등, 총 13명의 청문위원이 이 후보자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여기에 지경위원장은 민주당 소속 김영환 의원이다. 섣부른 예측은 금물이지만, 이 후보자의 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후보자 본인도 도덕성 문제가 불거진데 대해 당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한나라당 이종혁 의원이 "앞으로 장관이 된다면 인사권자가 될텐데, 인사권자로써 사람을 선택할 때 도덕성을 선택하겠느냐, 능력을 선택하겠느냐"고 묻자 이 후보자는 "공직자는 도덕성이 우선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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