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내정자에 대한 새로운 의혹의 18일 제기됐다. 학생 신분인 딸들에게 양도세를 내지 않고 수천 만원 대의 펀드를 증여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신 내정자는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 자료에서 세 딸의 재산을 각각 예금 5800만 원, 3500만 원, 1800만 원으로 신고했다. 세 딸들은 모두 학생 신분으로 첫째 딸이 27세, 둘째 딸은 22세, 막내 딸은 19세다.
이들이 보유한 예금의 대부분은 펀드로, 지난 2008년 상반기에 모 은행의 동일한 펀드에 가입했다가 2010년 4월 이를 해지하고 다른 한 은행의 동일한 펀드에 일제히 가입했다. 당시는 신재민 내정자와 부인 윤모 씨가 같은 펀드에 5400만 원, 4300만 원을 투자한 시점이기도 하다.
세 딸들은 사실상 특별한 소득이 없었다. 큰 딸이 지난 2006년 한국채권연구소에서 일용직으로 50만 원을 받아 신고한 게 전부다. 별다른 소득이 없는 딸들이 수천 만원 대의 펀드를 보유하고 있는 셈.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르면 20세 미만의 미성년 자녀는 1500만 원, 20세 이상의 자녀는 3000만 원까지 증여세가 면제되지만, 이 금액을 초과할 경우 증여세를 납부해야 한다. 그러나 신 내정자가 제출한 자료에는 증여세를 납부했다는 내용이 없다.
신 내정자 측은 "증여세가 면제되는 금액만큼 증여하고, 딸들이 자기 돈을 보태 펀드를 산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신 내정자가 이미 시인한 위장전입 문제뿐 아니라 양도세 탈루 의혹, 부인의 땅 투기와 위장취업 의혹 등에 이어 증여세 탈루 의혹마저 제기되면서 논란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내가 봐도 문제 있더라", "정권 재창출 멀어진다"…한나라도 '부글부글'
본격적인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대부분의 인사들을 대상으로 연일 새로운 의혹과 파문이 불거지면서 한나라당도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한나라당 안형환 대변인은 이날 오전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신재민 내정자의 경우) 제가 봐도 일부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며 "그런 부분에 대해 청문회에서 본인으로부터 직접 소명을 들어보는 게 낫다고 본다"고 말했다.
'쪽방투기' 등 각종 부동산 투기 의혹에 휘말린 이재훈 지식경제부 장관 내정자에 대해서도 안 대변인은 "사실이라면 문제가 될 것 같다"고 했다.
한나라당 정두언 최고위원도 이날 오전 열린 최고중진 연석회의에서 "(정부가) 당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있다"고 청와대를 겨냥했다. 총체적인 부실인사에 대한 지적이 여당 지도부에서조차 나온 것.
정 최고위원은 "인사도 그렇고 발표한 정책도 그렇다"며 "이렇게 정부에 모든 것을 일방적으로 맡기면 민심으로부터 점점 멀어질 수밖에 없고 정권 재창출은 멀어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친박(親朴)계 이해봉 의원은 인사문제뿐 아니라 통일세 논란, 민간인 사찰 파문 등을 함께 언급하면서 "국민들의 시각에서 볼 때 국민과의 소통도 아니고, 한나라당과의 소통도 아니고, 친이(親李)계만의 소통에 불과하다"며 "함께 가자고 해 놓고 가만히 보면 혼자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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