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 불법사찰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이인규 전 공직윤리지원관 등 3명을 기소하는 선에서 사실상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 내부에서 검찰을 강력하게 비난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정두언 최고위원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과거 군사독재 정부에서나 있었던 민간인 사찰, 정치인 불법 사찰이 이뤄지고, 검찰이 그것을 적당히 덮는 일이 이 정부에서 벌어지고 있다"며 "이 정부 탄생에 참여한 사람으로서 심히 부끄럽고 창피한 일"이라고 말했다.
정두언 "권위주의 시대 검찰도 아니고…"
정 최고위원은 "쥐구멍이라도 있다면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라며 "검찰은 이 사건의 실체를 밝히지 못한 게 아니라 안 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정 최고위원은 "과거 권위주의 검찰도 이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했다.
특히 본격적인 수사가 이뤄지기 이전 공직윤리지원관실의 하드 디스크가 파손된 일을 언급하며 "상상도 할 수 있는 일이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검찰은 누가, 왜 하드디스크를 파괴했는지 금방 알 수 있지만 아직도 모른다고 한다"고 비난했다.
정 최고위원은 "누가 이것을 지시했는지, 왜 했는지를 밝히지 못하면 검찰이라고 할 수 없다"며 "우리 검찰이 그렇게 무능한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우리 검찰이 사회발전에 따라가기는 커녕 시대를 거슬러 오히려 퇴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까지 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명박 대통령은 검찰 개혁을 강도 높게 주문했는데,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느냐는 듯 흐지부지되고 있다"며 "검찰 개혁을 내걸었다가 용두사미로 끝나고 말았던 역대 정부와 같은 일이 또 다시 반복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짚어 봐야 한다"고 말했다.
'폭로' 예고한 남경필 "배후 누구인지 심증있다"
정 의원과 마찬가지로 사찰의 피해자로 거론되고 있는 남경필 의원은 '폭로 기자회견'까지 예고하며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남 의원은 같은 날 CBS 라디오 <이종훈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론에서 '몸통이 없다, 용두사미다'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국민들도 이인규라는 공무원 한 사람이 국가기강을 흔드는 민간인 사찰을 조직적으로 계획하고 진행했다고는 믿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남 의원은 "하드디스크 훼손과 관련해 아무런 수사가 진행되지 않았다는 것은 참으로 납득하기가 어렵다"며 "대한민국 정부종합청사에 있는 총리실 컴퓨터를 누군가 들어와서 부수고 또는 들고 나가서 부수고, 그것도 며칠 동안 했다는 것"이라고 했다.
남 의원은 "하드디스크 파기를 지시한 세력이 있을 테고 대강 누구일 것이라는 개인적인 심증이 있다"며 "검찰수사가 만일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나름대로 아는 내용을 갖고 수사를 촉구하는, 그러한 정치적 행보를 하려고 한다"고까지 했다.
그는 "(기자회견을) 열 수 있다, 어떤 형식이든 다 열고 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남 의원은 "이 과정에서 개인적인 문제들이 많이 나올 것이고, 다른 의원들의 이야기도 나올 것"이라면서도 "좀 그슬리고 흙탕물이 튀더라도 연연하지 않고 끝까지 이 문제를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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