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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 밖 세상으로 나와 어른이 되자"

장애인 동생과 6개월 생존 프로젝트 '어른이 되면'

언니 장혜영 씨는 중증 발달 장애인 동생 혜정 씨와 시설 밖 세상을 꿈꾸며, 지난 6월부터 크라우드 펀딩 '어른이 되면'을 진행하고 있다. '어른이 되면'은 동생에게 입버릇처럼 하던 말이면서 동시에 장애인 동생의 '자립(自立)'을 의미한다.

동생 혜정 씨는 13살 때부터 18년 동안 가족과 떨어져 장애인 시설에서 살았다. 언니 혜영 씨 표현에 따르면, 동생은 "자신의 의지보다 시설의 규칙이 절대적으로 우선하는" 삶을 살았다.

혜정 씨는 최근까지 15명의 다른 성인 발달장애인과 한 방을 썼다. 혜영 씨는 "동생의 몸에는 늘 새로 생긴 상처와 아물어가는 상처가 공존했"으며, "종종 동생을 집으로 데려오면 낯선 이름이 적힌 속옷을 입고 있기도 했"다고 전했다. 일상적인 인권침해, 두 명의 사회복지사가 있었지만 돌봄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하고 싶은 게 있는데 안 된다는 얘기를 들으면, "어른이 되면 할 수 있어" 혹은 "장애인이라서 안 돼" (하고) 귀에 딱지가 앉게 들었겠죠. 시설 안에서 일어나는 일상적인 인권침해 중에 하나가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어른 대접을 절대 안 해주는 거죠."


어느새 서른 살, 두 사람은 시설을 벗어나 '자기다움'을 위한 여행, 즉 자립하기로 결심했다. 일상을 유투브에 올리며, "이런 도전을 꿈꾸지만 여건이 안 되거나 두렵기 때문에 아직 시작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가능한 구체적으로 공유하"기 위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들은 매일 아침 무엇을 먹고 입을까를 고민하며,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카페도 가고 경복궁도 간다. 또 그림을 그리고, 외국어를 공부하며 먼 곳으로의 여행도 꿈꾼다. 그렇게 "동생이 '좋아하는 일들'을 찾고, 또 그것이 동생의 직업이 될 수 있는 길을" 언니는 같이 한다.

그러나 언니 혜영 씨가 늘 동생 혜정 씨와 함께할 수는 없는 일. 혜영 씨가 생계를 위해 일을 하려면 혜정 씨를 주간보호시설에 맡겨야 하지만, '서울 거주 6개월 이상'이라는 조건에 부합해야 한다. "즉, 동생이 사회적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일단 6개월이라는 시간을 온전히" 버텨내야 한다. 혜영 씨는 오늘도 동생에게 주문처럼 말한다.

"시설 밖 세상으로 나와 어른이 되자."

'어른이 되면'은 혜영, 혜정 두 사람의 6개월 생존 프로젝트다. 크라우드 펀딩은 현재 목표액의 70%를 달성하며 순항 중이지만, 아직 부족하다. 마감은 오는 15일까지다.(☞바로 가기 : https://tumblbug.com/grown_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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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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