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천경찰서 고문 사건, 실적주의 논란에도 불구하고 조현오 서울경찰청장이 경찰총수 자리에 내정됐다.
9일 오전 10시 경찰청장 임명 동의를 결정하는 경찰위원회가 임시 소집될 예정이다. 이후 이명박 대통령의 지명과 국회 인사청문회 절차가 기다리고 있다.
부산 출신으로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조 내정자는 외무고시 특채로 경찰에 입문해 서울 종암경찰서장과 경찰청 외사관리관, 경찰청 감사관, 경찰청 경비국장, 부산경찰청장, 경기경찰청장, 서울경찰청장 등을 지냈다.
이명박 정부 출범과 동시에 부산경찰청장으로 임명됐던 조 내정자는 '실적주의'의 전도사로 불린다. 경기경찰청장 재직 시에는 쌍용자동차 노조의 장기파업을 강경진압해 정부로 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서울경찰청장 취임 후에도 실적주의를 밀어붙였지만 서울 양천경찰서 고문사건이나 채수창 전 강북경찰서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조 내정자의 사퇴를 주장하는 등 부작용이 뒤따랐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특유의 '밀어붙이기'로 경찰총수 자리에 앉게 된 것. 비난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정부 안팎에서는 조 내정자를 오는 11월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둔 국내 치안 유지 적임자로 꼽혀왔다.
이번 조 내정자의 발탁은 차차기 경찰총수까지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강희락 경찰청장은 내년 2월까지 임기를 채울 경우 차기 경찰청장은 이 대통령과 임기를 같이 끝내게 된다. 하지만 이번에 조 내정자를 임명하면 이명박 정부는 경찰청장을 임기 말에 인사를 한 번 더 할 수 있다. 경찰 조직을 끝까지 틀어쥘 수 있다는 것.
이같은 경우 이강덕 부산경찰청장이 '0순위'로 꼽힌다. 포항 출신으로 대통령직 인수위를 거쳐 청와대에서 행정관과 비서관을 지낸 이 부산청장에 대한 이 대통령의 신임은 매우 두텁다. 조 내정자의 영전으로 빈 자리가 된 서울경찰청장 자리도 이 부산청장이 채울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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