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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다지가 차리는 종갓집 맛난 밥상,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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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다지가 차리는 종갓집 맛난 밥상, 어떠세요?

[기고] 8월 13일 꽃다지 콘서트로 오세요

꽃다지를 아시나요? 희망의 노래 꽃다지를. 벌써 당신의 머리에는 숱한 노랫말들이 스쳐지나갈 겁니다.

때론 <바위처럼>, 때론 <민들레처럼> 살아가는 노래꾼들. <세상을 바꾸자>며 <반격>을 <주문>하다 <전화카드 한 장> 꺼내들고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라고 속삭이던 민중가요의 종갓집. 꽃다지의 <고귀한 생명의 손길로> 만들어진 노래는 <노동이 아름다운 세상>을 엽니다. <단결투쟁가>를 부르며 <가자 노동해방>의 길을 찾기도 하고 <통일이 그리워> <서울에서 평양까지> 달려갑니다. <누가 나에게 이 길을 가라하지 않았네>라며 꽃다지는 <강철의 노래>를 부르며 쉼 없이 걷습니다.

"요즘도 꽃다지 있어요?"

꽃다지가 오는 13일 콘서트를 한다고 후배에게 티켓을 내밀었더니 단박에 나온 말입니다.

▲ "요즘도 꽃다지가 있어요? 꽃다지, 있습니다.ⓒ꽃다지

꽃다지, 있습니다. 언덕길에 무리지어 피어난 들꽃처럼 아픔과 서러움을 가진 이의 곁에, 사랑이 그리운 사람 곁에, 때론 싸움터에, 때론 거리에, 때론 공장에, 때론 결식아동에게 한 그릇의 밥을 건네려고, 꽃다지는 쉼 없이 노래합니다. 한 달에 30만 원의 활동비로 꿋꿋하게 노래하고 있습니다. 장마철 지하 연습실의 꿉꿉함에 아랑곳하지 않고 말입니다.

<민들레처럼>을 정말 맛나게 불렀던 가수 정혜윤이 돌아왔습니다. "넌, 노래도 잘 하지, 얼굴도 예쁘지, 몸매도 되지, 집에서 애 키우며 살림만 하면 나쁜 애지!" 꽃다지의 기획자 민정연의 애증이 담긴 협박(?) 때문에 다시 무대에 서는 건 아닙니다. "힘든 사람 곁에서 그냥 편한 노래를 불러주는" 가수가 되고 싶어, 아니 친구가 되고 싶어 다섯 살배기 둘째 용재를 데리고 가수 정혜윤은 오늘도 꽃다지 연습실에 나옵니다.

<파이터>의 정신으로 1990년대부터 10년 넘게 꽃다지를 지켜온 조성일과 이태수의 만남이 더 눈물겨운 이번 콘서트에 오시면 홍소영이라는 새 얼굴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홍소영이 달고 있는 신입단원이라는 명찰이 그의 노래를 듣는 순간 싹 사라지고 맙니다.

콘서트를 앞둔 음악감독 정윤경은 거의 몸과 마음이 갈기갈기 찢어지고 있습니다. 아직도 이번 콘서트에 선보일 신곡을 확정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신곡들이 1%로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플러스 1%를 보여줄 꽃다지의 노래가 간절해서 기타를 부둥켜안고 악보를 다듬고 있습니다.

지난 2일, 구로역 인근에 있는 꽃다지 연습실을 찾았습니다. '2010년, 아프고 힘든 이들에게 위로가 되고 용기가 되고 희망이 되고, 눈물이 되고 웃음이 되고 분노가 되는 친구 같은 노래는 무엇일까?'를 알고 싶어서.

신입가수 홍소영의 약간은 '성악'틱(?)한 목소리가 흐릅니다.

"그래, 소영이는 그런 식으로 계속 가. 쟤는 성악 같은 거 공부했나봐, 관객들이 이리 느끼게."

"(성악을) 많이 배운 것처럼 말이죠?"

"(그렇게 한다고) 그렇게는 안 될 거고."


▲8월 13일 금요일 밤 8시, 홍익대학교 앞 KT@G 상상마당으로 오세요. 꽃다지가 피우는 맛난 노래 밥상을 마주하실 겁니다.
ⓒ꽃다지

음악감독은 홍소영의 말을 듣더니 기타 줄을 퉁기며 무덤덤하게 말합니다. 순간, 연습실은 웃음이 터지고 홍소영의 얼굴은 빨갛게 달아오른다. 음악감독의 지적은 계속됩니다. 태수한테 당부하고 싶은 말은 니가 만일 느낌을 집어넣어서 펌프질 하겠다 그럴 때 약간 된소리가 나오거든. 고거를 좀 감안해라. 태수는 기어가는 목소리로 네에, 합니다. 성일이는 컨디션 안 좋니? 주말에 천안에 갔다 와서요. 걸어서 한 시간이면 천안 가잖아? 휴가철이라 여섯 시간 걸려서, 잠을 못 잤어요. 그래, 너무 힘들면 어쩔 수 없지만 흉하지만 않게 해라. 노래 중간 중간을 끊으며 정윤경 음악감독의 가시처럼 따끔한 지적이 계속됩니다.

어느덧 날은 저물고 중국집에서 배달시킨 우동을 후딱 비웁니다. 다시 연습실에서 노래가 흐릅니다. 이번에는 <브레멘 음악대>입니다. 그림동화인 '브레멘 음악대'에서 모티브를 얻어 만든 노래입니다.

"흔들리는 당신의 '삶'에 대한 보고서이며 죽음으로 내몰리는 현실을 전복하고 삶의 희망을 찾아가는, 그리고 마침내 '꿈'을 이루는 판타지에요. 경쾌하게 쭉쭉 뻗어나가는 후렴구가 인상적이거든요. 요 건 꼭 듣고 가세요."

기획자 민정연의 당부가 있었던 노래였습니다. 오로지 반주라고는 음악감독의 찰랑 찰랑거리는 기타 하나. 하지만 어떤 합주에서도 쉽게 접할 수 없는 경쾌함이 내 귀를 속 끄집어 당깁니다.

그만 가야지, 가방을 챙기려하면 또 다시 내 발길을 잡는 노래가 연습실에서 흘러나옵니다. 그러기를 수차례, 아쉬움을 뒤로 하고 마을버스 정류장으로 갑니다.

지하 연습실을 빠져나온 순간부터 무엇인가를 놓고 나온 것 같아 자꾸 가방을 뒤집니다. 수첩도 사진기도 녹음기도, 그 자리에 있습니다. 마을버스를 탄 순간, 두고 온 것을 깨달았습니다. 마음입니다. 제 마음을 훌러덩 놓고 나왔습니다.

여러분도 느껴보세요. 8월 13일 금요일 밤 8시, 홍익대학교 앞 KT@G 상상마당으로 오세요. 꽃다지가 피우는 맛난 노래 밥상을 마주하실 겁니다.

* 예매 : http://hopesong.com
* 문의 : 010-4190-6600 민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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