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전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총사퇴한 민주당의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박지원 위원장의 일성은 전당대회 공정성과 중립성이었다. 박 위원장은 3일 "비대위는 지도부를 대신할 뿐이지 당권을 잡은 권력기관이 아니"라며 "앞으로 비대위는 공정성과 중립성에 생명을 두겠다"고 말했다.
박지원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좋은 인물들이 당 지도부에 선출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내 의견은 말하지 않고 열린 마음으로 토론해서 당원이 바라고 국민이 바라는 아름답고 드라마틱한, 감동적인 전당대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의원들에게 "개별적으로 생각하면 불만이 있을 수 있지만 이 이상 민주당이 표류하면 당원과 국민들로부터 배척 받는다"며 "열린 마음으로 협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같은 날 CBS라디오 <이종훈의 뉴스쇼>에 출연해서도 "(전당대회 준비위원회에) 일부에서 참석하지 않고 있는 등 약간의 문제가 있다"며 "이미 결정된 기구지만 그 문제는 문희상 준비위 위원장과 협의를 통해 원만하게 잘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세균 전 대표가 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사퇴해 놓고 차기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는 것의 적절성을 놓고 그는 "지도부를 사퇴했다고 대표 경선에 출마할 수 없다는 것은 논리적 비약"이라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 전당대회 시기는 9월 중순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지원 위원장은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확정적으로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장소 문제 등이 있어서 일단 9월 12일이 가능하다는 보고를 들었다"고 밝혔다.
아직 선임되지 않은 2명의 비대위원에 대해서는 "가급적 비주류의 추천을 받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7.28 패배, 지방선거 승리감에 도취되고 한나라 엄살에 안이했던 탓"
또 그는 의원총회에서 "우리는 국민들로부터 심판 받았다"며 "처절한 반성을 통해 다시는 이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7.28 재보선에서 우리가 치열함이 부족했고 의원들도 반성할 부분이 있다"며 "6.2 지방선거 승리감에 도취되고 한나라당의 엄살작전에 우리가 안이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인생은 좌절이 가장 큰 금물이고 정치는 패배감이 가장 큰 금물"이라며 "민주당은 87석이고 우리의 우당들과 공조하면 100석으로 결코 적은 의석이 아닌만큼 우리가 잘하면 35석 가졌지만 국민의 지지 받았던 신익희, 조병옥 선생처럼 2012년에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세균 "민주, 참패 닷새 만에 수습할 수 있는 기초체력 갖췄다"
한편, 전날 공식 사퇴 의사를 밝힌 정세균 전 대표는 "지난 2년은 나에게도 힘든 시간이었고 또 보람된 시간이었다"며 "7.28 재보선의 어려움을 불과 닷새 만에 수습할 정도로 기초체력을 갖춘 정당으로 발돋움했다는 점에 대해 보람과 자부심을 함께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 전 대표는 "지금까지 우리가 쌓아온 노력과 성과, 체력을 기반으로 2012년에는 꼭 정권을 탈환해야 한다"며 "그 희망을 함께 만들어가는 일이 우리에게 놓인 과제이며 가능하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