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사에 도착한 이재오, 이상권, 한기호 당선자는 이날 지도부 회의가 시작된 직후인 오전 9시10분께 일제히 회의장에 입장했다. 지도부를 비롯한 당직자들은 이들에게 기립박수를 보냈다.
특히 지난 2008년 4.9 총선 패배 이후 2년3개월 만에 당에 복귀한 이재오 당선자는 지난 선거운동 과정과 마찬가지로 몸을 낮추는 모습이었다.
이 당선자는 "새삼 드릴 말씀은 없지만 당이 지도부를 중심으로 난제를 풀어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당이 되는데 당원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에 안상수 대표는 "(이재오 당선자는) 평당원이니까 대표 말을 들어야한다"는 농담을 던져 폭소가 일기도 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나온 발언이지만, 정치권에선 이를 미묘한 신경전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도 있다. 안 대표는 이어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오 의원도 이제 나하고 같은 4선이 됐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당 대표로서의 자신의 '비교 우위'를 은근히 내세운 발언이다.
선수로는 두 사람 모두 4선이지만, 1946년생인 안 대표는 이재오 당선자보다 한 살이 어리다. 게다가 이재오 당선자는 친이(親李)계 중에서도 자타가 공인하는 정권의 실세이자 2인자로 손꼽힌다. 여권 내 장악력에 있어선 비교 자체가 어려울 정도다. 전당대회 이후 비주류의 반발이 폭발하는 등 지도력의 공백 속에서 '이재오의 귀환'은 안 대표로서는 자칫 부담스러운 대목일 수 있다는 것이다.
▲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만난 안상수 원내대표와 이재오 당선자. ⓒ뉴시스 |
한편 과거 친박(親朴)계의 좌장으로 지난 대선 경선과정에서 이재오 당선자와 격돌하곤 했던 김무성 원내대표는 이 당선자를 끌어안으며 "아이고, 정말 고생많이 하셨다"고 축하인사를 건네 눈길을 끌었다. 이 당선자가 '나홀로 선거운동'을 선언하면서 무산되기는 했지만, 김 원내대표는 이번 재보선 과정에서 이 당선자에 대한 지원유세에 나서겠다는 뜻을 적극적으로 피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당선자들도 소감을 밝혔다. 장성 출신의 한기호 당선자(강원도 철원·화천·양구·인제)는 "저를 공천한 것은 당으로서 대단한 모험이었을 것"이라며 "앞으로 지역발전과 국회 내 국방업무에 힘을 쏟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상권 당선자(인천 계양을)는 "주민 속으로 들어가 대화하는 선거운동을 해보니 소통의 중요함을 배울 수 있었다"며 "외람되지만 국민과 소통하고 젊은이를 이해하는 정당이 되면 좋겠다"고 했다.
이밖에 김호연 (충남 천안), 윤진식 당선자(충북 충주)는 지역 일정 등으로 이날 오후 당사를 방문해 신고식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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