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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전경련에 '경고장'…"대기업 이익만 옹호해선 곤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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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전경련에 '경고장'…"대기업 이익만 옹호해선 곤란"

일단 '자발적 상생' 강조…자발적으로 안 되면?

7.28 재보궐 선거 승리로 탄력이 붙은 이명박 대통령이 29일 오전 재벌대기업 연합단체인 전국경제인연합회를 직접적으로 비판했다. '서민경제드라이브' 하의 대기업 압박이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이날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전경련도 대기업의 이익만 옹호하려는 자세를 가져선 곤란하며 사회적 책임도 함께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전날 전경련 제주 하계포럼에서 나온 정부 비판 발언에 대한 '경고'로 해석된다.

전경련 회장 사의를 표한 이 대통령의 사돈인 조석래 효성 회장 대신 전경련 회장직을 대행하고 있는 정병철 상근부회장은 "정부와 정치권은 대한민국의 근본인 자유민주주의의 시장경제 가치관을 굳건히 하는 데 힘쓰고 특히 국가 안보를 해하려는 세력에 대해서는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스스로 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MB, 스스로 안 하면?

청와대와 경제 부처 고위 인사들이 총출동한 이날 비상경제대책회의는 주제부터가 '중소기업 현장실태 조사결과와 동반성장을 위한 정책과제'였다.

지난 7월 초 관계부처 실무자 198명으로 구성된 메머드급 조사단의 실태조사 결과도 보고됐다. 조사단은 '중소기업의 체감경기 회복을 저해하는 애로 요인' 중 첫번째로 '하도급 거래상의 문제'를 꼽아 대기업의 책임을 물었다.

참석자들은 대기업과 협력 업체 간의 불공정한 납품단가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고 이 대통령도 이에 공감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의 강제규정 보다는 대기업이 스스로 상생문화, 기업윤리를 갖추고 시정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자발적 상생이 중요하지 강제 상생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지만 정부가 인위적으로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고 자칫 포퓰리즘으로 보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손을 대기 전에 대기업들이 '알아서 하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알아서 하지 않을 경우'엔 어떻게 될지는 미지수다.

최시중 위원장까지 '고대교우회'에서 삼성 비판

정운찬 총리는 지난 27일 중소기업 옴부즈맨 자문위원 간담회에서 "대기업이 힘이 세니까 불합리한 기업 관행이 있는 듯하다"면서 "기업 구조·문화 등 인식 전환도 필요하지만 제도적 보완이 필수적이다"고 말한 바 있다. 정 총리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비정상적 거래엔 징벌적 손해배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었다. 정부의 다음 카드가 무엇인지 짐작가는 대목이다.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의 경우 전날 삼성을 적시해 불만을 토로한 바 있다. 최 장관은 6개 주요 은행장과 업무협약 체결식 자리에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소프트웨어 인력을 대거 채용한다는 소문이 난 다음에 소프트웨어 업계가 난리가 아니다"면서 "그래도 상도의는 지켰으면 좋겠다. 전 라인을 데리고 가면 중소기업 존망의 문제와 연결된다"고 말했다.

심지어 이날에는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까지 고려대학교 교우회 조찬강연자리에서 "올해 2분기 삼성전자가 5조 원이라는 사상 최대 이익을 냈는데 가슴이 아팠다"면서 "이를(삼성전자의 최대 이익을) 보고 더불어 함께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생각했다"고 말할 정도였다.

이같은 기류에 대해 재계 주변의 불만과 불안감도 점증하고 있다. 전경련이 대놓고 정부를 비판한 것부터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한 경제지 편집국장은 "이명박 대통령이 '쇼'하고 있는 것이라고 보진 않는다"면서도 "법인세 감면이나 환율 정책 등으로 대기업 밀어주기를 했던 사람이 누구냐? 자기 반성이 선행되지 않으니 진정성에 완전 공감이 가진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서민경제드라이브-대기업 압박'을 어떻게 평가하냐는 질문에 이 인사는 "(경제지라서) 기업 편들기라고 말할 진 모르겠지만 시장원칙을 벗어난 기업 팔목 비틀기는 옳지도 않고 성공할 수도 없다"고 단언했다. 이 인사는 "기업이 잘못한 것이 있으면 엄단해야 한다. 하지만 '대검 중수부가 나선다'고 바람 잡는 식은 곤란하지 않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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