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시간) 멕시코 알티미라 전기도금 아연강판 준공식에 참석한 정준양 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을 다녀왔는데 비만 인구가 많았다"며 "금연 운동 다음에는 적정 체중 유지 운동을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금연운동의 취지에 대해 "철강업체는 전통적으로 이산화탄소를 많이 내뿜는 산업이기 때문에 저탄소 녹색성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운명"이라며 "담배를 피우면 이산화탄소를 내뿜는 것이며 금연 운동이 타인에 대한 사랑 운동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현재 포스코에서 진행하는 자전거 타기 운동을 적정 체중 운동의 예로 들며 참여하는 직원들에게 개인 사물함과 샤워 시설 등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6일 멕시코 알티미라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만과 녹생성장이 무슨 상관"…"자발적으로 이루어진 것"
정 회장의 발언이 전해지면서 누리꾼들은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솔라리스'는 "비만이 녹색성장에 무슨 영향을 미치는가"라며 "비만과 금연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각자가 알아서 할 일이지 회사가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은 직원을 회사 소유로 착각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jrider'는 "군대문화의 절정"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누리꾼들의 반발은 포스코가 금연 운동을 추진할 당시 소변 검사까지 실시하고 인사고과에 반영한다는 소문이 돌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달 28일 포스코 제강부 2연주공장 직원 231명이 소변검사를 받고 전원 비흡연자로 판정돼 '첫 금연공장'이 탄생됐다는 언론 보도가 나가기도 했다. 회사가 직원들의 자유를 지나치게 침해한다는 지적이 제기될 수 있는 부분이다.
포스코는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포스코의 한 관계자는 "회사 내부에서 금연이나 과체중 여부를 인사고과에 반영하려는 어떤 계획도 없다"면서 "비만 근절 운동 역시 복지 차원의 인센티브를 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연이나 비만 근절 운동을 정 회장이 제시한 것은 맞지만 직원들이 억지로 따른 것이 아니라 녹색성장에 부응하는 취지에서 자발적으로 참여한 것"이라며 "순전히 개인 건강 차원에서 결정이 내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홍성태 상지대 교수는 "기업이 개별 직원들의 건강을 관리해 생산성을 높이려는 시도는 테일러리즘(작업장의 능률을 높이기 위해 시간연구와 동작연구를 기초로 노동량을 정하는 등의 작업관리법) 시대 이후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면서 "회사 입장에선 흡연이나 과체중에 신경 쓸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홍 교수는 "다만 이를 강제할 경우 개인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논란을 부를 수 있다"면서 "직원 개인의 자발적 지원을 유도하는 프로그램이나 사내 복지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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