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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벙첨벙 이리 시원할 수가! 선유동ㆍ화양동계곡 물길 걷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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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벙첨벙 이리 시원할 수가! 선유동ㆍ화양동계곡 물길 걷기

2017년 8월 두발로학교 <괴산에서 여름특집>

8월 19일(토), 두발로학교(교장 진우석. 여행작가) 제59강은 <여름특집>으로, 충북 괴산으로 떠납니다. 괴산에는 좋은 계곡이 많습니다. 백두대간 줄기에서 콸콸 시원한 물이 쏟아져 나와 강으로 흘러듭니다. 문장대에서 발원한 신월천, 눌재에서 발원한 화양천, 장성봉과 악희봉 사이에서 발원한 쌍곡천, 조령과 백화산에서 발원한 쌍천 등이 대표적입니다.

▲화양동계곡에서 가장 유명한 제4곡 금사암. 기암괴석 사이를 흐르는 물줄기 건너편에 우암이 머물던 암서재가 우뚝하다.ⓒ진우석

퇴계와 우암은 일찍이 전국 산천 좋은 곳을 찾아다니며 글을 남겼습니다. 두 사람의 성격은 어떨까요. 선유동은 부드럽고, 화양동은 호탕합니다. 즉, 퇴계는 부드럽고 우암은 호탕합니다. 계곡미의 차이에서 두 사람의 성격을 미루어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두발로학교는 학교 사정에 의해 6월부터 개강일을 매달 넷째 토요일에서 셋째 토요일로 변경했습니다. 착오 없으시기 바라며 또한 혜량하시기 바랍니다^^

▲선유동계곡 제1곡 선유동문 앞은 천혜의 풀장이다.ⓒ진우석

진우석 교장선생님은 저명한 여행가이자 여행작가이십니다. 스스로 ‘시인이 되다만 여행작가’라 하며 ‘걷기 달인’, ‘길의 탐미주의자’로 통합니다. 히말라야, 카라코람, 알프스, 백두대간 등 국내외 굵직한 트레일을 걸었으며, <서울신문>에 <진우석의 걷기 좋은 산길> 연재를 시작으로 국내외 ‘날 것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관광공사 ‘이 달의 걷기길’ 선정위원으로 있으며, 삼성 SERICEO‧여행작가학교 등에서 여행강사로 활동합니다.

▲물놀이에서 물싸움을 빼놓을 수 없다.ⓒ진우석

교장선생님으로부터 8월의 걷는 길, <여름특집-괴산 선유동·화양동계곡 물길 걷기>에 대해 들어봅니다.

선유동계곡과 화양동계곡 하나로 잇기
선유동과 화양동, 두 계곡을 하나로 잇는 트레킹 코스는 물 따라 흘러내려오는 것이다. 선유동계곡 뒤쪽으로 접근해 선유동과 화양동계곡을 차례로 거치는 것. 계곡을 즐기는 요령은 적당한 지점에서 첨벙첨벙 물길을 따라 걷는다. 이렇게 걷다 보면 여름을 즐기는 새로운 시야를 얻게 된다. 물론 더위는 안녕이다.

선유동계곡은 퇴계 이황(李滉.1501∼1570)이 송면 송정마을에 있는 함평 이씨 댁을 찾아갔다가 계곡의 절묘한 경치에 반해 아홉 달 동안 머물며 9곡을 골라 이름을 지었고, 화양동은 우암 송시열(宋時烈.1607~1689)이 찾아와 9곡을 즐기며 화양구곡이라 했다. 계곡미는 화양동이 남성적으로 웅장하다면 선유동은 여성적으로 아기자기하다. 이러한 계곡미의 차이에서 두 사람의 성격을 미루어 짐작해 보는 것도 재미있다.

트레킹 들머리는 선유교 위쪽의 구멍가게 같은 선유동휴게소. 이곳에서 922번 지방도에서 벗어나 안쪽으로 들어선다. 시멘트 도로를 따라 조금 들어가면 규모가 큰 선유동휴게소를 만난다. 여기서 조금만 더 내려오면 두 개의 바위가 맞닿아 있고, 그 사이로 시원한 계곡이 흐른다. 이 바위가 제9곡 은선암(隱仙岩). 신선이 머물다가 사라진 곳이라 전해지는 바위다. 울창한 소나무와 굽이굽이 흐르는 계곡에서 느껴지는 여유와 흥취는 가히 신선이 노닐만하다.

은선암 앞은 드넓은 암반이라 퍼질러 앉아 쉬기 좋고, 앞에는 얕고 맑은 시냇물이 미끄러져 내려간다. 은선암 앞에는 제8곡 구암(龜岩)과 제7곡 기국암(碁局岩)이 나란히 붙어 있다. 구암은 거북이가 머리를 들고 숨을 쉬는 모습이고, 기국암은 신선들이 바둑 두는 것을 구경하다 집에 돌아가 보니 5세손이 살고 있었다는 나무꾼의 이야기가 전해진다.

계곡 옆에 있는 듯 없는 듯 버티고 있는 제6곡 난가대(爛柯擡)를 지나면 우레와 같은 물소리가 나는 제5곡 와룡폭(臥龍爆)이 나온다. 깊은 소에 몸을 던지고 싶은 마음을 꾹 참고, 좀 더 내려가면 두 개의 둥그런 바위 두 개가 덩그러니 놓인 곳이 제4곡 연단로(鍊丹爐). 신선들이 금단을 만들어 먹고 장수했다는 곳이다. 연단로 앞에는 제3곡 학소암(鶴巢岩)과 제2곡 경천벽(擎天壁)이 있는 듯 없는 듯 우뚝 서 있다. 제2곡 경천벽 바로 앞에 제1곡 선유동문(仙遊洞門)으로 바위 앞에 너른 풀장처럼 물놀이 장소가 있다. 이곳에 뛰어들면서 선유동계곡을 마무리한다.

▲선유동계곡 제1곡인 선유동문. 작은 바위 문을 통과하면서 선유동이 시작되는 극적인 구조를 가졌다.ⓒ진우석

화양동 최고 절경은 제4곡 암서재
선유동을 나와 15분쯤 걸으면 송면삼거리에 이르고, 도로를 따르며 땀을 한 됫박 흘리면 자연학습원삼거리에 이른다. 여기서 화양동계곡으로 접어든다. 한동안 단풍나무가 가득한 숲길이 이어지고, ‘9곡 파천’ 이정표를 보고 계곡으로 내려서면 탄성이 터져 나온다. 반짝반짝 빛나는 화강암 암반이 드넓게 펼쳐지는데, 흐르는 물결이 마치 ‘용의 비늘을 꿰어놓은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파천(巴川)이다. 물이 깎아놓은 암반은 정말로 용의 비늘처럼 보인다. 그곳을 첨벙첨벙 걷다보면 파천이란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파천에 다시 길을 따르면 제8곡 학소대(鶴巢臺). 학소대는 도명산 입구인 철다리에서 잘 보인다. 옛날에는 백학이 이곳에 집을 짓고 새끼를 쳤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길게 누운 용이 꿈틀거리는 듯한 제7곡 와룡암(臥龍巖)을 지나면, 뭉게구름처럼 생긴 제6곡 능운대(凌雲臺)와 별 보기 좋은 바위라는 제5곡 첨성대(瞻星臺)을 올려다본다. 그리고 금빛 모래가 펼쳐져 있는 제4곡 금사담(金沙潭)에 이른다.

옥빛 청수 너머의 큼직한 바위엔 우암 송시열이 제자를 가르치던 아담한 암서재가 깃들어 있다. 우암은 화양동계곡을 무척이나 사랑하고 아꼈다. 심지어 자신을 화양동주(華陽洞主)라고 부를 정도였다. 암서재에 머물던 때가 우암에게는 ‘화양연화’(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와 같은 시기였을지 모른다. 불행하게도 우암은 당쟁에 휘말려 83세의 나이에 사약을 마시고 죽는다.

금사암 맞은편에 화양서원이 서 있다. 서원 안의 만동묘(萬東廟)로 오르는 길은 약 30개의 가파른 돌계단을 올라야 한다. 서원의 권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건축 구조다. 화양서원은 조선 팔도에서도 가장 위세가 당당한 서원이었다. 서인 노론의 영수인 송시열이 은거하던 곳에 세워진 사액서원으로 명나라의 두 임금의 위패가 봉안된 만동묘를 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위세는 ‘화양묵패(華陽墨牌)’를 발행하여 관리와 백성들을 수탈하기까지 이르렀다. 오죽했으면 매천 황현(1855~1910)이 “평민을 잡아다가 가죽을 쪼고 골수를 빨아대는 남방의 좀벌레”라고 했을까.

서원 앞 물가엔 제3곡 읍궁암(泣弓巖)이 있다. 북벌을 꿈꾸던 효종이 승하하자 우암이 새벽마다 올라가 활처럼 웅크려 절하며 울었다는 사연이 전한다. 기암과 잔잔한 옥빛 물결이 일품인 제2곡 운영담(雲影潭) 앞을 첨벙첨벙 걸으면 화양동계곡 걷기도 마무리된다. 거대한 느티나무 아래를 지나면 화양동계곡주차장에 닿는다. 신발을 벗자 물에 불어 쪼그라든 발바닥이 나온다. 주름이 안쓰럽지만, 부드러운 물의 촉감이 떠올라 기분이 좋다.

▲선유동계곡 제4곡 연단로 일대는 남설악 주전골을 연상시킨다.ⓒ진우석

두발로학교가 8월 19일(토) 걷는 제59강 <여름특집-괴산 선유동·화양동계곡 물길 걷기>의 구체적인 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07:00 서울 출발(06시 50분까지 서울 강남구 지하철 3호선 압구정역 6번 출구의 현대백화점 옆 공영주차장에서 <두발로학교> 버스(온누리여행사)에 탑승바랍니다. 아침식사로 김밥과 식수가 준비돼 있습니다. 답사 일정은 현지 사정에 따라 일부 조정될 수 있습니다.) 제59강 여는 모임
-선유동계곡 도착
-선유동계곡과 화양동계곡 트레킹(총 8㎞)
(중간에 버스 이동)
-식당으로 이동
-늦은 점심 겸 뒤풀이
18:30 서울 도착(예정)
*현지 상황에 따라 코스가 축소‧변경될 수 있습니다.

▲<괴산 선유동·화양동계곡 물길 걷기> 약도 ⓒ두발로학교

준비물은 다음과 같습니다.
걷기 편한 차림(가벼운 등산복/배낭/미끄러지지 않는 등산화 또는 계곡트레킹용 아쿠아슈즈. 풀숲에선 반드시 긴 바지), 스틱, 모자, 선글라스, 윈드재킷, 식수, 간식, 우비, 여벌옷, 자외선차단제, 필기도구 등(기본상비약은 준비함).
*물에 젖을 수 있으니 여분의 바지, 양말, 갈아 신을 슬리퍼 등을 준비하세요.

▷두발로학교는 생활 속의 인문학 체험공동체인 인문학습원(대표 이근성)이 지원합니다.

▲화양서원에서 만동묘에 올라가는 가파른 계단은 서원의 권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진우석

두발로학교를 여는 취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걷기>의 시대입니다. 여기저기 걷기 코스의 명소들이 생겨나고 <걷기 동호회>도 부쩍 늘어나고 있습니다. 각 지자체들도 고유의 <길>을 경쟁적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인간이 한동안 잊었던 <걷기의 가치>를 되살리고 걷기를 통해 몸과 마음의 즐거움과 건강을 찾으려 하고 있습니다.

인간이 직립보행(直立步行) 이후 걷기를 멈춘 적은 없습니다. 최소한 집안이나 사무실에서도 걸었을 테니까요.럼에도 걷기가 새삼스럽게 각광을 받는 이유가 뭘까요.

성경 <요한복음>에서 예수는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노자는 <도덕경>에서 “사람은 땅을 본받고 땅은 하늘을 받고 하늘은 길을 본받는데, 길은 스스로 그러함(자연)을 본받는다.”라고 했습니다.

우리는 <길>에서 이처럼 종교적 진리나 철학적 깨달음 같은 거창하지는 않지만, 길을 걸으면서 내면의 기쁨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루소는 <고백록>에서 “나는 걸을 때만 명상에 잠길 수 있다. 걸음을 멈추면 생각도 멈춘다. 나의 마음은 언제나 의 다리와 함께 작동한다.”고 말했습니다. 걷기의 리듬은 사유의 리듬을 낳는다고 합니다. 경치를 구경하며 생각할 수 있고, 미지(未知)의 것을 기지(旣知)의 것으로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레베카 솔닛의 저서 <걷기의 역사>에 이런 글이 있습니다.
“나에게는 의사가 둘 있다. 왼쪽 다리와 오른쪽 다리 말이다. 과 마음이 고장 날 때 나는 이 의사들을 찾아가기만 하면 되고, 그러면 다시 건강해지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가장 경제적이고 신체에 부담이 적은 운동을 택한 것이 <걷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는 속도와 능률이 지배하는 세상에, 목적에 한 부담을 덜고 걷기를 통해 느림의 미학으로서 세상을 보고 싶은 것은 아닐까요.

사람마다 걷기를 통해 찾고자 하는 의미와 기쁨은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모두 함께 찾으려는 것은 <몸과 마음의 강> <새로운 경관> <자연을 즐기는 좋은 사람들과의 만남>의 세 가지가 아닐까요.

<두발로학교>는 <아름다운 길 걷기> 전문학교입니다. <두발로학교>에서 세 마리 ‘토끼몰이’를 해 보지 않으시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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