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대선후보였던 안철수 전 대표가 12일 '문준용 제보 조작' 사태에 대해 사과를 내놨지만, 정치권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백혜련 대변인 논평에서 "늦었지만 다행이다"라면서도 "만시지탄"이라고 했다. 백 대변인은 "뒤늦은 사과에 대해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하실지 의문"이라며 "안 전 대표는 '당내 시스템의 부재로 기인한 일'이라고 했지만 40석 원내 제3당이 대통령 선거에서 제대로 된 시스템이 없었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백 대변인은 또 국민의당을 향해 "사법부가 '범죄 사실이 소명됐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는데도 여전히 '추미애 대표가 영향력을 행사한 것 아니냐'며 정치공세와 특검법 발의로 물타기 시도를 멈추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며 "안 전 대표와 국민의당이 진정 국민들에게 사과를 한다면, 이제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즉각 국회 보이콧을 풀고 일자리·민생 추경, 정부조직법 개편 등 국회 본연의 역할에 매진하는 것이 진정성 있는 사과와 성찰의 출발"이라고 현안 처리를 압박했다.
다른 정당들의 반응도 비슷했다. 안 전 대표의 입장 표명 시점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종철 바른정당 대변인은 "안 전 대표가 할 수 있는 말은 다 했다고 보지만, 그의 발언은 사실 사건이 불거졌을 때 나왔어야 했다"며 "그런 면에서 국민들이 얼마나 받아들이고 이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했다.
바른정당은 "특히 안 전 대표와 함께 국민의당 역시 같은 자세로 나아갈 수 있을지 의심된다"며 "국민의당은 (이번 사태를) 민주당의 '국민의당 죽이기'로 반발하고 나섰다. 비록 추미애 대표의 연이은 공격과 처신이 여당 대표로서 신중하지 못하다는 비판이 있지만, 국민의당은 첫째도 자숙하고 둘째도 자숙해야 하며 정치 공세로 접근할 게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이는 안 전 대표의 '책임 통감'과도 궤가 다른 모습"이라는 것.
정의당도 추혜선 대변인 논평에서 "만시지탄일 뿐"이라며 "지난달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먼저 나서서 고개 숙여 사과할 때 그 자리에 있어야 했던 것은 안 전 대표 본인이었다"고 비판했다. 추 대변인은 "모든 상황 윤곽이 드러나고 최측근이 구속되고 난 후에야 슬며시 사과하고 나선 것은 시기와 방법에 있어서 모두 어긋났다"며 "더구나 책임을 말하면서도 구체적으로 어떤 잘못에 대해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 밝히지 않은 점은 안 전 대표의 진정성에 의구심을 가지게 한다"고 비판했다.
다만 전희경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뉴시스> 인터뷰에서 "이 사건의 핵심 본질인 문재인 대통령 아들 문준용 특혜 취업 의혹이 과연 어떤 것인가에 대해 밝혀야 한다"며 "국민들이 알고 싶은 본질을 밝히는 데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타 정당들의 반응이 비판 일색이었던 것과 달리, 국민의당 내에서는 안 전 대표의 회견에 대해 '적절했다'는 자평이 나왔다. 박주선 비대위원장은 "법적인 책임이 없는 상태에서 본인의 고심어린 사과라고 평가해달라"며 "더 이상 어떻게 사과를 보탤 것이 있느냐. 적절한 사과라고 본다"고 말했다.
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도 이날 한국방송(KBS) 인터뷰에서 '안 전 대표의 입장 표명이 늦은 것 아니냐'는 지적에 "(안 전 대표가) 사실을 몰랐기 때문에 자꾸 나와서 얘기를 하면 오히려 검찰 수사에 혼선을 준다"며 "이준서 전 최고위원 구속이 확정된 후 해명한 것은 시의적절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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