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여성 의원 27명은 이날 "보도된 내용이 사실이라면"이라는 전제를 두고 "강 의원의 술자리 성희롱 발언과 관련하여 우리 여성의원들을 충격과 실망을 금할 수 없다"며 "한나라당 여성국회의원 일동은 강용석 의원에 대한 출당 조치 등 상응한 조치를 취해 줄 것을 당 지도부에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강용석 의원의 발언은 첫째, 여성비하 및 특정직종에 근무하는 직장인들에 대한 왜곡된 성의식을 심어줄 우려가 있고, 둘째, 어려운 상황에서 국정개혁을 위해 노심초사하시는 대통령의 노력과 명예를 현저히 훼손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들은 "만일 보도내용이 사실이라면, 강용석 의원은 국회의원의 품위 손상은 물론 젊은 여성의 수치심을 불러일으킨 중대한 실수였음을 인정하고,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음주상태에서라면 성희롱적인 농담도 서슴없이 내뱉을 수 있는 그릇된 성의식과 여성폄하 인식을 개탄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강 의원의 여성비하 내지 성차별적 발언은 그동안 개혁과 쇄신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한나라당에 대한 해당행위(害黨行爲)이며, 정부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은 행위로 국회의원으로서의 자질과 소양을 의심케 하는 중차대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한나라당 여성 의원들은 박근혜 전 대표 등 영향력 있는 인사를 포함해 나경원 최고위원, 진수희, 전여옥, 이혜훈, 박영아, 정미경, 전재희, 박순자, 김영선, 강명순, 배은희, 이정선, 김소남, 이은재, 김금래, 조윤선, 손숙미, 이애주, 정옥임, 김옥이, 이두아 의원, 그리고 구 친박연대 출신인 김을동, 김정, 김혜성, 송영선, 정영희 의원 등 27명이다.
<중앙> "강용석 2008년에도 '섹시한 박근혜'"
이날 성희록 의혹을 보도한 <중앙일보>는 강용석 의원의 2005년 한나라당 홈페이지에 올린 '섹시한 박근혜'라는 제목의 칼럼을 들춰내고 강 의원이 과거 박 전 대표를 성적으로 표현한 적이 있다며 후속 보도를 이어가고 있다.
<중앙일보>는 "(강 의원은)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를 두고 "나뿐 아니라 많은 유부남들이 박근혜의 물구나무 선 모습, 완벽한 아치 모양의 허리에 감탄을 금치 못했을 것이다"라고 묘사해 논란을 빚은 적이 있다"고 비판했다.
"재보선도 물건너 간 거 아니냐"
상황이 커지자 한나라당 남성 의원들도 당황해하는 눈치다. 한 의원은 사실 여부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하면서도 "선거를 앞두고 있는데 큰일 났다. 사실 여부를 떠나, 구설수에 오르는 것만으로 문제가 될 거 같다"고 불안한 심경을 내비쳤다. 이 의원은 "가뜩이나 20대 표심 잡기가 문제인데, 결국 재보선도 물건너 간 거 아니냐는 회의감이 든다"고 덧붙였다.
당 핵심 관계자는 "선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그래도 어쩔 수 없지 않느냐"며 "보도가 사실이라면 단호하게 조치를 할 수밖에 없다"고 볼멘 소리를 냈다.
강용석, MB와 사돈지간…곤혹스런 청와대 강용석 의원의 문제 발언에 청와대는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일부 관계자들은 "정말 대통령과 영부인까지 언급하며 그렇게 말했냐"며 벌인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지만 공식 반응은 없다. 청와대 김희정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강 의원 발언에 대한 코멘트나 입장이 없냐'는 질문에 말 없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본인이 부인하는 만큼, 사실관계가 확인된 이후 입장이 나온다고 보면 되냐'는 질문에도 김 대변인은 "(한나라)당을 출입하는 기자들이 충분히 취재할 것"이라고만 답했다 . 이같은 침묵의 배경에는 강 의원과 이 대통령 내외의 특수관계도 한 몫 한 것을 보인다. 이 대통령 내외와 강 의원은 따지자면 사돈지간이다. 지난 5월 이 대통령의 막내처남인 고 김재정 씨의 딸과 강 의원의 처남이 혼인을 한 것. 강 의원의 장인은 13대 의원을 지낸 윤재기 변호사다. 대선 과정에서 재산 문제로 고초를 겪었던 막내 처남이 사망한지 두 달 만에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결혼식에는 이 대통령 내외가 직접 참석했었다. 이 대통령은 가족 대표로 하객들에게 인삿말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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