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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 사무실 폐쇄하고 '나홀로 선거'? '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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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이재오, 사무실 폐쇄하고 '나홀로 선거'? '쇼'

선거 사무실 뒷문 개방, 親朴과 갈등 등 뒷말 무성

오는 7.28 재보선에서 서울 은평을 지역에 출마한 한나라당 이재오 후보가 뜻밖의 '정치쇼' 논란에 휘말렸다.

'나홀로 유세'를 선언하며 선거 사무실까지 폐쇄한 채 바닥민심 다지기에 뛰어들었던 이 후보지만 각종 선전물과 운동원을 동원한 익숙한 선거운동 방식은 물론, 폐쇄한 것으로 알려진 선거 사무실 역시 뒷문을 개방하는 '꼼수'를 쓰다가 발각됐기 때문이다.

▲ '나홀로 선거운동'을 선언한 이재오 후보는 대대적인 유세전보다는 은평 지역 주민들을 일대 일로 만나는 '지상전'에 주력하고 있다. ⓒ이재오 후보 홈페이지

"사무실도 폐쇄하고 혼자 심판받겠다"던 이재오, 실제로는…

불광역 인근에 위치한 이 후보의 선거 사무실에는 "격려해주시기 위해 찾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이번 선거가 매우 어렵습니다. 사무실을 닫고 거리로 나갑니다. 외롭게 선거하려고 합니다"라는 폐쇄 공고문이 붙어 있다. 문도 잠겨 있다.

이러한 방침은 이번 재보선에서 반성과 소통을 내세우고 있는 이재오 후보 측의 선거운동 전략의 일환이었다. 이 후보는 지난 2일 "중앙당이나 외부인사의 지원은 사양하고 철저하게 혼자서 은평구민의 심판을 받겠다"며 "사무실도 폐쇄하고 거리에 나가 혼자 선거를 해서 심판을 받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원유세를 진행하겠다는 한나라당의 새 지도부를 향해서도 그는 "날 살리려면 한강을 건너지 말아 달라, 내가 한강을 넘을 때까지 기다려 달라"는 결기를 드러내기까지 했다.

여기에는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견조함이 확인된 'MB 심판'의 구도를 탈피해야 한다는 정치적 계산도 일정 부분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자타가 공인하는 정권의 2인자이자, 반대 여론이 높은 4대강 사업 추진의 핵심 인물인 이재오 후보로서는 '낮은 자세로'를 외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 사무실은 선거운동을 위해 사용되고 있었다고 한다. 운동원 등의 출입을 위해 개방해 놓은 뒷문에는 "나가실 때 반드시 x100 문을 잠궈 달라"는 지침을 담은 안내문까지 부착돼 있었다. 야당 쪽에서 "이재오 후보의 사무실 폐쇄 약속은 보여주기식 정치쇼일 뿐"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새빨간 거짓말"…"4대강 전도사 이재오, 당장 사퇴하라"

민주당 장상 후보 측 김재두 대변인은 19일 논평에서 "이재오 후보의 '나 홀로 선거운동'은 이미 대국민 사기극임이 드러났다"며 "이재오 후보가 당선된다면 국회도 뒷문으로 들어가겠다는 것이냐"고 비꼬았다.

김 대변인은 "단체복을 입은 선거운동원이 곳곳에 배치돼 하루도 빠짐없이 출·퇴근 인사를 하고, 유세차는 아침부터 저녁 늦도록 은평을 갈고 다닌다"라며 "아직도 이재오 후보가 나홀로 선거운동을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뻔뻔하고 파렴치한 짓이며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맹비난했다.

야당 지도부도 이재오 후보를 정조준하며 맹공을 퍼붓고 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4대강 저지를 위한 야4당 대표회담'에 참석한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이재오 후보를 '4대강 전도사'라고 부르던 언론은 지금 어디로 갔느냐, 한나라당 지도부도 당 차원의 선거지원을 하지 않는다는데 유감스럽다"고 꼬집었다.

특히 '나홀로 운동'을 선언한 이재오 후보를 겨냥해 정 대표는 "자전거를 타고 4대강 사업을 홍보했던 옛날의 자세와 지금이 어떻게 다른지 국민과 은평 주민에게 밝혀라"며 "이재오 후보는 커밍아웃하라"고 압박했다.

이재정 국민참여당 대표도 "대운하 사업을 홍보하려고 자전거를 타고 강변을 돌았던 이재오 후보를 은평을 후보로 공천한 것 자체가 4대강사업을 넘어 대운하 사업까지 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라며 "이 후보는 즉각 사퇴하고 4대강 사업도 중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계파갈등에서 해방됐다"더니 선거운동 시작부터 '박사모'와 갈등

이재오 후보 측이 박근혜 전 대표의 팬클럽인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가 은평을 지역에서 벌이고 있는 선거 캠페인을 문제삼고 있는 대목도 구설에 휘말렸다.

박사모 회원 100여 명은 지난 17일 은평구에 위치한 한 지하철역에서 공개적인 선거 캠페인을 벌였다. "7.28 재보선에 참여하고 휴가 가자"며 투표를 독려하기도 했다. 이 후보 측은 이같은 움직임을 '이재오 낙선'을 겨냥한 것으로 규정하며 "일부 박사모 회원들이 '이재오를 낙선시키자, 야당은 단일화하라'는 구호를 외쳤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박사모 측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유권 해석을 의뢰했지만, 선관위는 일단 이 후보 측의 손을 들어 줬다.

선관위는 19일 "박사모 회원들의 이재오 후보에 대한 낙선운동, 공명선거 캠페인 등은 모두 불법"이라며 "특정 정치인의 팬클럽인 박사모는 공직선거법 제87조 제1항에 따라 선거운동이 금지된 단체"라고 밝혔다.

선관위에 의해 제동이 걸리기는 했지만,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하자마자 박사모 측이 대대적으로 반발하고 있는 것 자체는 이재오 후보로서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이재오 후보 본인은 "내가 다시 어느 계파의 수장이 되고, 갈등의 중심에 서는 일은 없다"며 "나는 그것으로부터 이제 해방됐다"고 선언했지만, 여당 내 친박(親朴) 진영을 포함한 정치권 전반은 이 후보가 당선된다면 계파 갈등이 전면화 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싣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야당들, 단일화 논의 본격화…결과는?

이런 가운데 야당들은 후보 단일화 논의를 본격화하며 막판 추격을 위한 채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9일 오전 국회에서 만난 정세균 민주당 대표와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 이재정 국민참여당 대표는 후보 단일화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공식 협의기구를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그 동안 물밑에서 이뤄져 왔던 단일화 논의를 공식적인 차원에서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앞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민주당은 어떤 방식이든 합의를 통해 야권 단일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어떤 기득권도, 일방적인 주장도 민주당은 하지 않을 것이며 수평적 입장에서 단일화를 위한 노력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각 당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어 실제 후보 단일화가 성사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민주당과 국민참여당은 여전히 은평을 지역의 단일후보를 양보할 수 없다며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그 동안 후보 단일화의 조건으로 광주 남구에서 민주당의 양보를 촉구해 온 민노당의 경우 강원도 철원 지역에서의 추가 양보까지 요구할 테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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