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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가족의 밥상을 지키려다 영원히 떠난 영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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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가족의 밥상을 지키려다 영원히 떠난 영혼이 있다"

벌써 200일…불교계, 용산 참사 희생자 위한 법회 열어

"여기, 가족과 둘러앉을 '밥상'을 지키려다 영원히 가족의 품을 떠난 영혼들이 있습니다. 정녕 이들이 지키려던 것은 소박한 일상이었습니다. 삶 그 자체였습니다. 만약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불길이 이들의 목숨을 삼키기 전 바로 그 순간으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이슬을 맞고 자더라도 사는 날까지는 살아보자고 눈물로 애원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들의 장례조차 치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벌써 반 년이 넘는 시간이 지났습니다"

화계사 주지 수경 스님이 대국민 호소문을 낭독하자, 용산 참사 유가족은 연신 흐르는 눈물을 닦았다. 더 이상 흐를 눈물도 남아있지 않을 것만 같은, 참사 발생 200일을 하루 앞둔 날이었다.

▲ 용산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이 6일 순천향병원 영안실에서 열린 천도위령법회에 참석해 눈물을 흘리고 있다. ⓒ프레시안

6일 오후 용산 참사 희생자를 위한 천도위령법회가 희생자들의 시신이 안치된 서울 용산구 순천향병원에서 열렸다. 불교단체연석회의, 화계사, 정토회 등 불교계 주최로 열린 이날 법회에는 약 100여 명의 불교 신자와 유가족,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참석했다.

수경 스님은 이날 법회에서 "(참사가 발생한 지) 반 년이 넘는 시간이 지났고, 사회적 관심조차 희미해져 가고 있다"며 "사람의 목숨이 걸린 문제 하나 해결하지 못하는 이런 사회라면 대통령과 서울시장이 왜 있어야 하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날 추도사를 낭독한 조계종 청화 스님은 "다섯 분의 희생자는 산 채로 화장되었다"며 "하늘도 어쩌지 못하는 사고였다면, 왜 (정부와 경찰은) 어떠한 사과도 보상도 없이 침묵 하겠는가"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지난 1월 20일 참사 현장에서 숨진 고 양회성 씨의 부인 김영덕 씨는 "어제(5일) 뉴스에서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을 진압하는 경찰 특공대와 다시 등장한 컨테이너를 보면서, 남편이 죽던 그 날이 떠올랐다"며 "내일이면 용산 참사 발생 200일인데, 무엇 하나 밝혀진 게 없다"고 울분을 토했다.

그는 이어 "하물며 우리 집 강아지도 주인이 죽자 물 한 모금 안 먹고 24일을 앓다가 죽었다"라며 "생사람이 공권력에 죽어나가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이명박 정부에 끝까지 맞설 것이다"고 말했다.

이날 위령법회는 희생자들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며 위폐를 태우는 소지 의식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이명박정권용산철거민살인진압범국민대책위원회'는 참사 발생 200일을 맞는 7일 오후 서울 용산구 참사 현장에서 추모제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경찰은 법회가 끝나고 영안실을 빠져나오는 사람들을 수배자 사진과 일일이 대조해 참가자들의 빈축을 사기도 했다.

▲ 용산 참사 유가족들과 불교단체연석회의 스님들이 용산 참사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소지 의식을 진행하고 있다.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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