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블로거 안치용 씨는 이날 와인수입업체 '와인프린스'를 이탈리아 와인 업체와 연결시킨 동포 A 씨가 주이탈리아 대사관과 주고 받은 메일 등을 공개하며 "이 과정에서 주이탈리아 대사관 등 공직자들이 직접, 간접적으로 이 인사를 도왔다"고 주장했다. 와인프린스가 선진국민연대라는 단체의 '이름값'을 이용해 외국에서까지 전횡을 저지르고 있다는 것이다.
안 씨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선진국민연대 국정농단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 단체 일부 인사가 해외에서까지 문제를 야기하고 있으며 외교에 주력해야 할 현지 대사관이 뒷수습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MB 측근 이용해 와인 수입 성공해 놓고 1년 간 대금은 미지급"
논란의 중심에 있는 와인프린스 대표의 아버지이자 사실상 소유주인 이모 씨는 선진국민연대 유럽네트워크 회장 겸 '이명박을 사랑하는 모임(이사모)' 유럽 회장이다. 이 씨는 유럽 민주평통자문회의 회장이기도 하다. 이 씨의 아들인 와인프린스의 대표도 선진국민연대 김대식 공동대표가 사무처장으로 활동했던 민주평통자문회의 청년위원이었다.
안치용 씨는 "와인프린스 대표가 이 대통령의 측근임을 이용해 이탈리아 와인 업체에게 수입 대금을 결제하지 않고 있다"고 폭로했다.
이는 와인프린스를 이탈리아 와인 업체와 연결시켜 준 A 씨가 지난해 11월 5일 주이탈리아 한국 대사관으로 보낸 민원 서류에서 확인된다. A 씨는 이 문서에서 "2008년 11월 와인프린스가 제가 소개한 이탈리아 와인을 3만5656유로(한화 5400여 만 원) 어치 외상으로 가져갔다"며 "들어보지 못한 수입 업체였으나 '이사모' 회장을 맡으며 평통 유럽 회장을 역임한 분 댁에서 한국에 새로 차리는 탄탄한 수입업체라는 전 000 임원 분의 적극적 추천과 유럽 이사모의 신용을 믿고 드렸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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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프린스가 와인대금을 1년 동안 한 푼도 지급하지 않자, 업체로부터 대금 결제 독촉을 받는 등 곤란해진 A 씨가 대사관에 민원을 제기한 것이다. A 씨는 지난해 11월 5일에는 팩스로, 11월 6일에는 이메일로, 이어 8일에는 등기우편으로 동일한 민원을 접수시켰다.
주이탈리아 한국대사관은 즉각 사태 파악에 나섰고, 와인프린스는 11월 6일 와인 수입 후 1년 만에 처음으로 전체 대금의 15% 정도인 5000유로의 와인대금을 입금했다. 이어 와인프린스는 11월 17일까지 두 차례에 걸쳐 다시 1만5000유로를 추가로 지급했다. 나머지 1만5000유로의 잔금은 "현재까지 지급하지 않고 있다"고 안치용 씨는 주장했다.
안 씨는 "이 사건은 단순한 와인대금 미지급 건이 아니"라며 "17일에는 와인프린스 대출설과 대출자금을 이용한 2호점 신설 및 1호점 확장, 모 부처의 적극적 수습으로 와인프린스 측이 지난해 9월 이탈리아 업체에 제출한 지불각서, 업체가 조사한 '와인프린스 보고서' 등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한겨레> 와인프린스-국민은행 '수상한 와인 거래' 의혹 제기
한편, 이날 <한겨레>는 이 씨가 회장으로 있는 와인프린스가 국민은행에 지금까지 약 6억 원 어치의 와인을 납품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 거래 과정에 이 씨와 강정원 전국민은행 행장의 친분이 작용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두 사람은 강 전 행장이 지주 회장이 되는 데 힘을 얻기 위해 선진연대 인사들에게 줄을 대는 과정에서 친분을 맺게 됐고, 이후 와인프린스와 국민은행이 거래를 시작했다는 것이다.
국민은행은 이 와인을 전국 지점망을 통해 신규 MVP 고객에게 사은품으로 나눠줬다. 신문에 따르면 국민은행 관계자는 관련 질문에 답변을 하지 않았고, 와인프린스 관계자는 "(국민은행에) 와인을 납품한 적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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