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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전대 '실질적 승리자' 나경원, 차차기 그룹에 합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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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전대 '실질적 승리자' 나경원, 차차기 그룹에 합류?

아직은 '2% 부족'…추가 도약 가능할까?

15일 한나라당 전당대회 이후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나경원 최고위원은 "오늘 아침에 어느 지인의 전화를 받았는데 저보고 국민대표라고 부르시더라"고 말했다. "국민과 소통하는데 있어서 제가 앞장서라는 그런 뜻으로 받아들였다"는 겸양의 발언을 덧붙였지만 전날 열린 전당대회 일반 여론조사에서 자신이 1등을 했음을 상기시킨 말이었다.

한나라당이 변화 대신 '안정'을 택한 이번 전당대회의 최고 승리자는 나 최고위원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인지도가 높은 탓에 "여성 몫은 따놓았고 잘 하면 5위 안에도 들 수 있지 않겠냐"는 전망이 있긴 했지만 친이직계 이슈 메이커 정두언, 친박이자 영남 대표격인 서병수 두 사람을 제치고 3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한 사람은 없었다. 게다가 일반 여론조사에서 나 의원은 23.9%를 얻어 홍준표, 안상수 두 사람을 다 따돌리고 1위를 기록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소장파 대표격으로 원희룡 의원이 최고위원회에 입성한 적이 있지만 이 정도 성적은 아니었다. 송영길, 안희정 등 비슷한 연배의 민주당 광역단체장들이 최고위원을 거쳤지만, 나 최고위원은 이번 전대를 거쳐 '비운동권 386' 가운데 여야 남녀를 통틀어 독보적 위치에 올랐다.

비슷한 연배인 김두관, 송영길, 안희정, 이광재 등 야당 광역단체장들과 더불어 차차기 주자군으로 꼽힐 만한 성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이 정도면 더 이상 외모 덕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수준이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 14일 전당대회에서 지지자들의 환호에 화답하고 있는 나경원 최고위원. ⓒ뉴시스

"흥행카드로 띄웠다? 그 말 믿고 나갈 수 있었겠나"

나 최고위원의 저력은 이미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단초가 보였다. 오세훈 시장에게는 역부족임을 확인했지만 앞선 단일화 경쟁에서 한나라당 내 원조소장파의 대표격인 3선의 원희룡 의원을 꺾는 파란을 일으킨 것. 특히 이 과정에서 원 의원의 트레이드마크나 다름없는 '무상급식' 철회를 관철시킨데 대해선 당내 평가가 높았다.

서울시장 후보 경선 과정에서 피로도가 높았기 때문에 나 최고위원은 사실 이번 전대 출마에 대해 망설였다. 또 "흥행카드 차원에서 청와대는 물론이고 이상득 의원 등이 막후 지원했다"는 이야기가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나 최고위원의 서울법대 후배로 적극적으로 캠프에서 뛰었던 이두아 의원은 "열심히 해보라는 식의 이야기는 많았지만 '누가 판을 다 짜줬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면서 "누가 그런 말을 했다손치더라도 그 말 믿고 출마할 수 있나? 시장 후보 경선 때 우리도 보고 느낀 바가 많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나 최고위원은 정두언 의원 등 일부 친이계와 교감이 없진 않았다. 하지만 나 최고위원 측은 "사실상 그 땐 뒤통수 맞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우리 스스로 힘을 키워야 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는 입장이다.

물론 서울시장 후보 경선 때나 최고위원 경선 때 한나라당 내에선 "나경원 의원이 끼면 모양새도 좋고 흥행에도 도움이 된다"는 식의 여론이 꽤 았었지만 이를 호조건으로 보긴 힘들다. 오히려 "일은 안하고 꽃단장하는 사람", "민심이 아니라 청와대의 선택이다"는 식의 역풍도 거셌었다.

하지만 일반여론조사 1위, 대의원 투표 5위, 합계 3위라는 성적 앞에서 더 이상 군말을 붙이긴 어렵다.

'나경원 스타일' 먹혀드나?

나 최고위원의 약진 이면에서 몇 가지 특징을 짚어볼 수 있다. 화려한 이력과 빼어난 외모에 스스로 '플러스 알파'를 찾았다는 이야기다.

한국의 여성 정치인은 대체로 두 가지 스타일로 나눠진다. 박근혜 전 대표나 민주당 추미애 의원의 경우 일찍부터 '여성성'을 스스로 뛰어넘으려 하거나 거부하는 듯한 모습까지 보였던 경우다. 강한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하고 가끔씩 여성성을 활용하는 경우다. 두 번째는 수없이 명멸해간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 '여성성'을 적극 활용해 '배려 몫'을 챙기는 경우다.

나 최고위원의 출발점도 '여성 배려 몫'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력을 쌓으면서 그는 여성성을 수용하지만 여성 몫에는 눈독을 들이지 않는 캐릭터를 형성해왔다. 이두아 의원은 "나 최고위원의 그런 모습은 미래지향적 여성 리더십으로 볼 수 있다"면서 "이번에 우리 예상을 뛰어넘는 결과에 큰 요인이 됐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여성 의원들과 대의원들이 말 그대로 사심 없이 도왔고, 전당대회 대비 사무실도 못 꾸리고 빵집에서 모여서 회의했는데 자기 돈으로 빵값, 커피값, 전화비 내면서 선거운동을 했다"고 전했다.

물론 나 최고위원에 대해선 "아직도 2%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다. 독자적 컨텐츠도 부족하고 여러 결정적 국면에서 자기 색깔을 명확하게 드러내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보수성향 유권자들 사이에선 '스타'지만 젊은 층에선 비토 정서도 만만치 않다.

이 의원은 이를 수긍하면서 "부족한 점이 아직 많지만 지난 서울시장 경선을 하면서 부쩍 성장한 것을 스스로도 느끼고 있다"면서 "무엇이 장점이고 무엇이 부족한 점인지를 확실히 파악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홍준표 최고위원이 '이제 나도 조직을 좀 해야겠다'고 말씀하셨는데 우리도 똑같은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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