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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 '모라토리엄', 수도권 지자체로 번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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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 '모라토리엄', 수도권 지자체로 번질 수도"

지방재정 위기, 개발 광풍 탓…제2, 제3의 '성남시 사태' 우려

경기도 성남시가 지방자치단체로선 처음으로 지급유예선언(모라토리엄)을 하면서 지방재정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호화청사 논란 등 무리한 개발사업으로 지방재정에 빨간 불이 들어왔다는 지적은 오래전부터 나왔다. 6.2 지방선거에서 상당수 지자체 단체장이 교체되면서 전임 단체장과 '선긋기' 차원에서도 예고된 일이었다. 때문에 성남시가 가장 먼저 터져나왔을 뿐이다. 노무현 정부 말기부터 시작된 수도권의 개발 광풍으로 수도권 내 상당수 지자체가 '빚더미'에 올라 있다. 제2, 제3의 성남시 사태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재명 성남시장 "판교신도시 조성사업비, 한꺼번에 갚을 능력 안 돼"

이재명 성남시장은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판교신도시 조성사업비 정산이 이달 중 끝나면 토지주택공사(LH)와 국토해양부에 5200억 원을 내야 하는데 현재 성남시 재정으로는 이를 단기간 또는 한꺼번에 갚을 능력이 안 된다"며 모라토리엄을 선언했다.

이 시장은 그러나 "지급유예가 장기화하면 판교공공시설사업과 초과수익금을 이용한 분당~수서 간 도로지중화사업 등이 불가능해지므로 먼저 지방채를 발행해 연간 500억 원씩 갚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이대엽 전 시장이 지어 논란이 됐던 초호화청사를 팔고 대체청사를 마련하는 등 불필요한 사업 중단으로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성남시는 국토해양부, 경기도, LH와 공동으로 판교신도시 조성사업을 하면서 2007년부터 최근까지 판교특별회계에서 5400억 원을 빼내 성남 시내 공원조성 등 일반회계 예산으로 사용했다. 이 중 5200억 원은 공동사업 시행자인 LH와 국토해양부에 내야 할 돈이다.

이 시장의 모라토리엄 선언은 이대엽 전임 시장이 벌여놓았던 일과 분명하게 선을 그어 책임 소지를 명확하게 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재명 시장은 당선 이후 호화청사를 민간에 매각해 그 차액으로 성남시 복지예산 등에 쓰겠다고 밝히는 등 이대엽 전임 시장과 차별성을 강조해왔다.

행안부-LH '패닉'

성남시의 모라토리엄 선언에 중앙정부와 LH는 패닉에 빠졌다. 행정안전부는 "모라토리엄은 전쟁, 경제공황, 화폐개혁 등으로 국가 경제가 혼란할 때 국가권력의 발동에 의해 금전 채무를 유예하는 것이며 성남시는 이와 다르다"며 "이를 두고 재정파탄이라고 하는 것도 비약"이라면서 파장을 줄이려 했다.

행안부는 "판교특별회계 전입금 지급유예는 채권자와 채무자 간에 지급 기간을 유예하는 것이어서 성남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판교신도시 조성사업을 추진해 온 사업시행 당사자간 협의해서 진행할 일"이라고 밝혔다.

LH는 "공동공공사업비와 초과수익부담금에 대한 산출 근거도 현재로선 명확하지 않아 수용 여부를 말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도시개발공사, 부채가 1년에 66%씩 증가"

성남시 사태에 대해 정창수 좋은예산센터 부소장은 "앞으로도 비슷한 사례가 많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정 부소장은 "지방재정위기는 예전부터 지적된 문제인데 최근 급격하게 심화됐다"며 "2004년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지자체장과 지방의회를 모두 장악해 견제기능이 상실된 상황에서 부동산 열풍을 타고 지자체가 각종 개발사업을 벌여 부채가 급증한 게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정 부소장은 "지자체들이 앞다퉈 빚을 지면서 개발사업을 벌여 도시개발공사의 부채가 1년에 66%씩 증가했다"며 "특히 수도권의 광역, 기초단체의 재정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성남시와 비슷한 사례가 많이 나올 수 있다"며 "경기도 고양, 화성, 수원, 성남, 부천, 안산 등 불교부단체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앙정부에서 기준재정수입이 기준재정수요를 초과할 경우 보통교부세를 불교부하고 있다. 이들 지자체들은 개발사업을 많이 해 부채와 시설 유지비용 등 재정수요가 크게 늘었지만 교부금 등 중앙정부의 재정지원에 있어 상대적으로 차별을 받고 있다는 불만이 커 성남시와 마찬가지로 지급유예를 선언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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