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포게이트' 논란과 관련해 '권력투쟁의 당사자' 중 한 사람으로 지목된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이 12일 눈물을 흘렸다.
정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태의 본질은 청와대와 정부 내 비선 조직의 존재와 측근의 부당한 인사개입"이라며 "이것을 자꾸 권력투쟁으로 몰고 가는 것은 사태의 본질을 흐리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특히 정 의원은 "이 사태를 두고 저를 권력투쟁의 당사자로 모는 것은 여러분이 할 일이 아니다, 내가 얼마나 힘들고 외로웠는지 아느냐"면서 울먹였다. 그는 잠시 말을 멈추고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아 내기도 했다.
정 의원은 "권력이 있어야 권력 투쟁을 하지 않겠느냐"며 "이 정부 들어와 한나라당에서 외롭게 투쟁해 왔다, 그것을 이해해 달라"고 했다.
또 정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이 자신과 박영준 국무차장 양 측 모두를 질타하며 '자제'를 주문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대통령의 뜻을 그만 왜곡했으면 좋겠다"며 "대통령은 '이것을 권력투쟁으로 몰고 가니까, 정두언 의원이 빨리 정리해 달라'고 했다. (나에게) 경고하거나 한 게 아니다"라고 했다.
한나라당 이성헌 의원이 "영포 게이트 관련 정보를 야당에게 제공한 것은 정두언 의원과 가까운 국무총리실 간부"라고 폭로한 대목에 대해서도 억울함을 호소했다.
정 의원은 "이 문제는 그냥 넘어갈 수 없다, (이성헌 의원은) 돌이킬 수 없는 큰 실수를 했다"며 "(총리실 간부 입장에서는) 얼마나 황당하겠느냐, 그 쪽에서 법적 조치를 취한다고 들었다"고 했다.
오는 14일로 예정된 전당대회를 코앞에 두고 성사된 남경필 후보와의 단일화를 두고 정 의원은 "전당대회를 계기로 한나라당도 좀 더 생동감 있는 정치, 상상력이 있는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며 "변화는 버릴 때 나오는 것인데, 남경필 후보와 나는 한나라당에서도 버릴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고 자평했다.
정 의원은 "기득권을 깨는 게 진정한 정치"라며 "우리는 한나라당에도 양보와 희생이 있고 상상력과 용기, 도전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정 의원은 "좌고우면하지 않겠다"며 "목에 칼이 들어와도 소신과 충정을 다 바쳐 한나라당의 기사회생에 도움이 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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