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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의 2년 후 모습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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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의 2년 후 모습이 보인다

[김종배의 it] '너'를 쳐서 '나' 살겠다는 친이계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했다. 이 말 그대로다. 목하 진행되는 여권 내 권력암투를 보니 목전이 보인다. 2년 후의 여권 모습이다.

엄밀히 말해 촉발점은 총리실 민간인 사찰 파문이 아니라 지방선거 패배다. 이것이 총리실 민간인 사찰 파문을 키웠고 여권 내부 암투를 부채질했다. 지방선거 패배로 여권 재편이 불가피해진 상황이 권력구조의 이완을 낳았고 이 틈새에서 권력 핵심에 진입하려는 세력과 기득권을 지키려는 세력 간의 물고물리는 싸움이 빚어진 것이다. 한 마디로 말해 여권 내부의 권력 암투는 권력조정기에 나타나는 정치양상인 것이다.

권력조정기의 정치양상이 이 정도라면 권력교체기에 어떤 양상이 전개될지는 물어볼 필요가 없다. 그건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식 난장이다. 친이계 내부로 국한된 권력 암투가 전투라면 친이계와 친박계가 맞붙을 권력교체기의 싸움은 전쟁이다. 한 때 '동지'였던 사람들끼리의 치고받기가 목검전이라면 처음부터 끝까지 '원수'였던 세력 간의 멱살잡이는 진검전이다. 권력의 중심이 건재한 상태에서 전개되는 반목이 국지전이라면 권력이 레임덕에 빠진 상태에서 전개되는 대결은 전면전이다.

▲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2008년 1월 회동 장면 ⓒ청와대

2년 후가 아니라 1년 후일지 모른다. 조기에 두 계파가 생사를 걸고 싸울지 모른다.

대선을 좌우하는 건 총선이다. 총선에서 두 계파가 얼마만큼의 자파 의원을 배출하는지가 대선 후보 경선 판을 좌우한다. 그래서 치열해지기 쉽다. 총선 이전부터 두 계파가 생사를 건 싸움을 전개하기 십상이다. 2008년 총선 때의 공천 파동에 버금가는, 또는 그것을 능가하는 싸움을 벌일 공산이 크다.

혹여 모른다. 친이계와 친박계가 손을 잡으면, 여권을 둘러싸고 있는 세력의 대동단결 요구에 부응해 계파 화합을 이루면 권력 쟁탈전은 공천 룰과 경선 룰의 단속을 받으며 평화적으로 전개될지 모른다. 하지만 이럴 가능성은 극히 낮다.

계파 화합을 이루려면 두 개의 조건이 실현돼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한 발 물러나 권력의 상당 부분을 박근혜 전 대표에게 할양하고, 박근혜 전 대표가 마음을 비우고 이명박 정권의 무사안녕을 위해 헌신해야 한다. 공천을 앞두고서가 아니라 지금 당장 그렇게 해야 한다.

하지만 그럴 수가 없다. 이명박 대통령이 한 발 물러나면 식물 대통령이 된다. 임기를 절반이나 남겨둔 상태에서, 친이계 내부의 암투로 가뜩이나 권력 기반이 약화된 상태에서 박근혜 전 대표에게 권력의 상당 부분을 할양하면 자신은 기나길고 모진 세월을 감내해야 한다. 박근혜 전 대표가 헌신할 일 또한 없다. 그 순간 자신 또한 이명박 프레임에 갇히기 때문에 그럴 수가 없다. 차기에 대한 마음을 비우면 가능한 일이지만 그러기에는 지난 인고의 세월에 너무 쓰다.

이런 상황은 어떨까? 지방선거에서 표출된 반MB 표심이 2012년 총선에까지 이어져 한나라당이 참패하는 상황, 그래서 여권 내에 위기감이 증폭되는 상황, 이로 인해 국공합작과 같은 대연합이 모색되는 상황은 없을까?

그러려면 고해성사를 해야 한다. 친이계가 '내탓이오'를 외치면서 머리 조아려야 한다. 공멸을 막기 위해 살신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하지만 친이계가 보여주는 모습은 딴판이다. 과거 '동지'였던 사람에게 '네탓이오'를 연발하고, '너'를 쳐서 '나'가 살기 위해 야당을 찾아간다. '정권' 이전에 '나'를 우선하는 정치의 생리현상에 따라, '나'만 산다면 공멸도, 정권재창출도 후순위 가치로 밀어내는 모습을 마다하지 않는다.

또 한 번 확인한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

*이 글은 뉴스블로그'미디어토씨(www.mediatossi.com)'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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