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섬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돌멩이 하나, 풀 한 포기까지도 가만히 내버려 두는 법이 없다. 지난 2006년 남이섬은 어디에도 국한되지 않은 독자적인 외교와 문화독립을 선언했다. 예술인들은 남이섬을 공방 드나들 듯 수시로 찾았고 남이섬은 이들을 아낌없이 후원했다. 이로써 오늘날 남이섬은 ‘문화공화국’으로써 면모를 갖추게 됐다. 남이섬의 입장료는 만원(성인 기준, 왕복 뱃값 포함). ‘만원’에 천혜의 자연환경 속에서 세계 각국 작가들의 전시와 문화공연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 또 어디 있겠는가. 이번 여름휴가는 숲 속 전시관이 있는 남이섬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노래의 섬, 아름다운 선율로 세계인을 홀리다
<노래박물관_류홍쥔(劉宏軍)세계민족악기전시관>
남이섬(사장 전명준) 초입부에 있는 노래박물관은 남이섬의 심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섬의 모든 전시가 기획되고 탄생하는 곳.
관광지에서 흔히 접할 수 없는 노래의 정체성을 찾을 수 있는 말 그대로 ‘박물관’으로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남이섬과 류홍쥔 선생과의 인연은 각별하다. 영화 ‘마지막 황제’와 다큐멘터리 ‘실크로드’ 음악을 탄생시켜 명성을 떨친 류홍쥔 선생은 2007년 “여생을 남이섬을 위해 살고 싶다”고 말했다.
중국 뿐 아니라 몽골, 아프리카 등 전 세계를 돌며 수집한 고대 악기와 유물을 기증해 전시관이 만들어져 모두 267점을 전시 중이다. 웬만한 박물관 뺨치는 퀄리티를 자랑한다. 상설전시로 열려 언제든 마음껏 감상할 수 있다.
◇노래박물관_호반갤러리_아름답島다 展
365일 노랫소리가 끊이지 않는 남이섬.
작년 한 해는 유난히 많은 뮤지션이 남이섬을 찾아와 아름다운 선율로 섬의 정취를 더했다.
1980년대 강변가요제를 비롯해 수십 년의 세월 동안 뮤지컬, 월드뮤직, 클래식, 탱고, 거리극, 포크가요 등 다양한 장르가 융합해 섬의 다채로운 공연예술문화가 자리잡았다. ‘아름답島다 展’은 남이섬에서 펼쳐진 다채로운 공연들과 소중한 인연을 맺은 아티스트들을 기억하고 간직하기 위해 탄생했다.
추억의 가수들의 명곡이 담긴 레코드부터 명반으로 불리던 음반까지 다양하게 전시돼 있어 어른들에게는 향수를, 아이들에게는 색다른 문화를 접할 기회를 선사한다.
<행복원_위칭청(于慶成) 행복미술관>
어릴 적 진흙으로 조물조물 무언가를 만들어본 사람은 안다. 흐트러지기 쉽고 표현하기 어렵다는 것을. 중국의 국보급인 위칭청 선생은 독학으로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구축한 불굴의 예술가이다.
남이섬 행복원은 중국의 대표적인 진흙인형예술가이자 유네스코 지정 민간공예대사인 위칭청 선생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남이섬에 작품을 영구 전시하고 싶다”는 위칭청 선생의 뜻에 따라 개장했다.
그의 작품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주인공들이 언제나 웃고 있다. “웃고 화목하게 사는 게 인간 본래의 본성”이라고 말하는 선생의 작품세계는 보는 이로 하여금 웃음을 자아낸다.
◇동화나라 나미나라, 아이들의 꿈을 지키다
<문화원_NAMI CONCOURS 수상작展>
이탈리아 볼로냐 라가치상, 브라티슬라바 국제 일러스트레이션 비엔날레와 함께 세계 3대 일러스트레이션 공모전으로 불리는 ‘나미콩쿠르(남이섬국제그림책일러스트레이션공모전)’의 수상작을 전시한 복합문화공간이다. I
BBY(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의 적극적인 후원에 힘입어 1회에 42개국, 2회에 71개국, 올해에는 89개국에서 1천777명이 응모하는 명실상부한 국제적 콩쿠르로 성장했다. 그 위상만큼 작품성도 높다.
세계적 작가들의 작품을 공간, 소리, 빛, 움직임 등의 입체적 전시로 꾸며놓아 그냥 지나치기 어렵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작품을 직접 만져보고 체험할 수 있다.
<아이들랜드_덴마크 일러스트레이터 3인 3색展>
최근에 조성된 아이들랜드(idle land; Picture Book Playground)는 말 그대로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다. 아이들이 미끄럼틀을 타고 커다란 레고 블록을 맞추며 노는 사이, 안심하고 전시를 둘러보기 위한 아이 부모님을 위한 전시라고 해도 무방하다.
덴마크에서 가장 사랑받는 일러스트레이터 3인 릴리안 브로커, 카토 타우-옌슨, 카밀라 슬로신스카의 독특하고도 소장하고 싶은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아이들 손을 잡고 함께 돌아보며 그림책 내용을 설명하기에도 좋다.
<안데르센그림책센터>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Hans Christian Andersen) 탄생 200주년을(2005년)을 기념해 2003년 설립된 복합도서문화전시 공간이다.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상 수상자 선발을 위해 제출된 전 세계 작가들의 도서를 주관기관인 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IBBY)로부터 기증받아 연구, 전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림책과 함께한 남이섬의 50년 역사도 한 눈에 살펴 볼 수 있다. 독특한 점은 그림책 모양의 조형물 위에서 누워서 편하게 책을 읽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일반 도서관에서는 접할 수 없는 세계적 작가들의 작품을 아이와 함께 읽어보는 시간을 가지며, 예쁜 그림책 모양의 조형물 위에서 사진 찍는 것도 좋다.
<평화랑_BIB특별전>
평화를 주제로 펼쳐진 제5회 남이섬세계책나라축제에서 전세계 아동문학가들이 쓰고 그린 평화이야기(Peace Story) 원화전시회를 개최한 유래로 명명된 갤러리다.
50년의 역사를 가진 세계 3대 그림책 국제공모전 'BIB(Biennial of Illustrations Bratislava)' 소개와 함께 2015년 수상작을 남이섬에 전시하는 '세계 3대 그림책상 BIB 남이섬 특별展'은 남이섬이 그림책을 바라보는 세계관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섬을 들어오는 중앙잣나무길에는 ‘도깨비작가 한병호의 ‘그림동물원’이라는 야외전시물도 있다.
유수의 동화책들을 쏟아낸 일명 ‘도깨비작가’ 한병호의 ‘그림동물원은’ 남이섬의 아름다운 자연과 어우러져 모두를 동심으로 돌아가게 한다.
한병호 작가의 그림책에는 사람보다 동물이 더 많이 등장한다. 작가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재탄생한 개성넘치는 동물 친구들은 친근한 모습으로 어린이들에게 다가간다.
국내에는 수많은 미술관, 전시관이 있다. 하지만 대자연속을 거닐며 전시도 감상하고 공연도 즐기는 곳은 많지 않다.
시시각각 변하는 남이섬의 매력은 1년 365일 하루가 멀다하고 변하고 성장하고 있다. 산으로 바다로 떠나는 여름휴가도 좋지만 가족과 함께 숲 속을 거닐며 어른은 추억의 노래를, 아이들은 동심의 세계에 빠져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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