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탄생의 일등공신인 이재오 전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이 7.28 재보선에 출마하는 것에 대한 야당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6.2 재보선 참패에 이어 총리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 대우조선해양 남상태 사장의 로비 사건 등 어지러운 국정상황을 감안할 때 재보선 출마가 아니라 대통령실장 등 이명박 대통령을 옆에서 보좌할 수 있는 일을 맡아야 하는 게 맞다는 지적이다. 이 대통령의 '정치적 경호실장'이 되라는 요구다.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 경호실장'을 자처했던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이같은 주장을 제일 먼저 폈다. 유 전 장관은 5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재오 전 위원장이 이번 재보선에서 서울 은평을에 출마하는 것에 대해 "흐트러진 국정을 바로 잡는 것이 정치인으로서, 또 이명박 정부를 탄생시킨 주역으로서 국민에 대한 기본 도리"라며 "지금이라도 생각을 바꿔서 대통령 비서실장을 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김근태 민주당 상임고문도 이런 주장을 이어갔다. 김 고문은 7일 자신의 블로그에 "이재오 위원장님, 방향을 잘못 잡았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지금 상황에서는 이 위원장께서 후보로 출마하지 않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김 고문은 "특히 책임 있는 사람으로서 책임을 져야 한다"며 정권 내부에서 좀 더 책임있을 역할을 할 것을 주문했다.
김 고문은 "국민 여러분께서는 지난 6월 초에 있었던 지자제 선거에서 이명박 정권을 준엄하게 심판해 주셨다. 밀어붙이기 정치, 오만과 독선, 4대강 사업, 빈부 양극화에 대해 '안 된다'고 국민의 이름으로 판결해 줬는데도 이 대통령은 막무가내"라면서 "국민을 외면하고 무시하는 오만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밀어붙이기'를 자신의 사명으로 여기는 것 같다"고 이명박 정부의 독단적 국정운영에 대해 비판했다.
그는 "오늘날 이명박 정권을 과연 민주주의 정권이라고 할 수 있겠냐"며 "저는 2008년 말 경 이미 '민간독재'라고 주장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재오 후보는 민주화 운동의 1년 선배이고 동지다. 독재에 맹렬하게 투쟁했던 훌륭한 분이셨다"며 현 정권의 민주주의 후퇴에 대해 책임질 것을 요구했다.
김 고문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 대통령께 고언과 충언을 하셨을 것이라고 믿지만 그것이 우리 국민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며 "이때야말로 우리 사회, 우리 나라를 위해 이 위원장이 가시적 투쟁에 나서야 마땅하지 않겠냐"고 거듭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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