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정치자금 수수의혹에 휘말린 한명숙 전 총리가 27일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한 전 총리는 이날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가진 '한명숙 공대위' 회의 및 기자회견에서 "과거 독재정권 때보다 더 악랄한 정치보복이 벌어지고 있다"며 "정치생명을 끊어놓겠다는 정치보복의 칼날에 광기와 살의가 느껴지지만, 정권과 검찰의 치졸하고 사악한 음모는 성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 전 총리는 "정치검찰이 지난 4월9일 무죄판결에 앙심을 품고 지방선거 전후로 별건수사를 진행해 왔다"며 "정치보복과 표적수사에 끝까지 맞서 당당히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한 전 총리는 "이번 싸움이 끝나면 또 다른 음모와 공작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며 "제가 쓰러지지 않으면 검찰은 칼날을 거두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한명숙은 결코 쓰러지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한 전 총리는 "정상적이 아닌, 부당한 수사이기 때문에 수사 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면서 "(혐의에 대해) 일체 대응하지 않겠다. 검찰의 부당한 수사에 결코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자리에서 이해찬 전 총리는 "이번 수사는 무죄판결을 뒤집기 위한 조작 수사로, 수사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국민참여당 유시민 전 장관은 "현 정권이 정치공작을 통한 국가권력 사유화를 멈추지 않는다면 이명박 대통령의 퇴임 후도 안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구속 여부는 29일 결론날 듯
이번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김기동 부장검사)는 지난 25일에 이어 오는 28일 출석해 조사받을 것을 한 전 총리에게 통보한 바 있다. 하지만 한 전 총리가 검찰의 수사에 일체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재확인함에 따라 이날 역시 소환은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한 전 총리 수사에 대한 검찰의 방침은 오는 29일로 예정된 김준규 검찰총장과 노환균 중앙지검장의 주례보고 자리에서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검찰 내부에서도 한 전 총리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한다는 주장과 불구속 기소를 통해 수사해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게다가 이미 '5만달러 수수의혹' 혐의와 관련해 한 전 총리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하고도 혐의를 입증하지 못한 검찰 측이 또 다시 '강수'를 둘 경우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지점이다.
만일 검찰이 이번 수사에서도 뚜렷한 혐의를 입증하지 못한다면 본격적인 '정치보복' 논란에 휘말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