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대한 '군사적, 비군사적 조치'를 정부에 촉구하는 내용의 대북결의안이 야당의 반발 속에서 국회 국방위원회를 통과했다.
국방위는 23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어 한나라당 김동성 의원이 발의한 '북한의 천안함에 대한 군사도발규탄 및 대응조치촉구결의안'을 민주당의 반발 속에 원유철 국방위원장이 표결 절차 없이 가결시켰다. 이에 야당은 강력 반발했고 원 위원장은 유감을 표했다.
토론 일방 중단하고 방망이 세 번 두드린 원유철 위원장
결의안은 천안함 침몰 원인을 북한 어뢰공격에 의한 것으로 규정하고 국회가 △정전협정과 남북기본합의서, 유엔헌장을 위반한 명백한 군사도발임을 규탄 △북한의 사죄와 책임자 처벌, 배상, 재발방지 약속 요구 △정부가 군사적,비군사적 수단을 포함한 강력한 대응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국방위 민주당 간사인 신학용 의원은 토론과정에서 "천안함 진상조사특위가 27일 끝나게 되는데 결론도 나지 않은 걸 이렇게 결의안만 달랑 내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특위가 이렇게 어중간하게 끝나게 그냥 둬서야 되겠느냐"고 반대했다.
신 의원은 "(어뢰 폭발 관련) 시뮬레이션 결과의 최종발표는 7월이라고 한다. 가장 중요한 결과가 안 나오고 있고 논리적으로 맞지 않아서 문제를 제기하는 거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결의문을 채택하자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육군 대장 출시인 민주당 서종표 의원도 "짐작과 심증은 가지만 저 역시 명백하지가 않다. 국제적으로 알려지게 될 국회 결의안이 이렇게 현장에 와서 지적되고 누더기 상태로 만들어져야겠느냐. 뭐가 그리 급하냐"고 말했다.
반면 한나라당 김학송 의원은 "민주당은 문안을 조정하든 않든 간에 조사결과가 최종 발표되기 전에는 결의안에 찬성할 수 없다. 그래서 기권하겠다는 의사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한나라당 정미경 의원도 "(천안함 사고를 둘러싼) 의문점을 해결하려면 10년도 더 걸릴 것 같은데 그 때 가서 결의안을 채택하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며 "진상조사의 목적은 북한이냐 아니냐, 누가 두동강을 냈는지를 밝히려는 것 아니냐"며 "(북한 어뢰에 의한 것이라는) 결론은 다 받아들이는데 다만 구체적인 걸 못받아들이겠다는 거 아닌가. 결의안을 우선 통과시키고 의문점은 뒤에 해소해도 된다"고 결의안 처리를 촉구했다.
이같은 토론이 1시간 가량 진행되던 중 원유철 위원장은 "의원들이 추가로 지적한 사항을 포함해 위원회 안으로 의결하겠다. 세부적인 문안 수정에 대해서는 위원장에게 위임해 달라"며 일방적으로 가결을 선포하고 정회를 선언했다.
이에 신학용 의원은 "이렇게 회의를 운영할 것이냐"고 반발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회의 속개 후 원 위원장은 "의사진행에 미숙한 부분이 있었다, 앞으로 원활하게 운영되도록 노력하겠다"고만 유감을 표했다.
졸속 통과된 결의안이 원안대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보수적 성향의 심대평 의원도 "남북 관계 상황을 볼 때 강력한 군사적 대응이 가능하겠느냐"고 말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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