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의회가 국산 헬기 ‘수리온’과 관련해 정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정책적으로 우선 구매할 것을 요청하는 대정부 건의를 하기로 해 채택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도의회는 19일 상임위인 경제환경위원회 심의에서 ‘국산 헬기 우선 구매 대정부 건의안’이 통과됐다고 밝혔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있는 경남 사천 출신 박정열 도의원과 박동식 도의회 의장의 공동 발의 건의안이며, 정부가 항공우주분야 정책 확대와 국산 제품 우선 구매, 수출 지원에 적극 나서고 정부 각 부처는 물론 지자체부터 수리온을 우선 구매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중앙 119구조본부의 헬기 입찰에서 수리온이 배제된 것을 즉각 중단하고, 전국 소방본부 등의 입찰구매 조건에서 우선조건이 될 수 있도록 변경해달라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국산 다목적 헬기인 수리온은 총 1조3,0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지난 2006년부터 2012년까지 6개년 계획으로 개발됐다. 군에서 6,970억원을 지원하고 산업부 3,927억 원, 업체 2,536억 원을 분담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과 국방과학연구소, 항공우주연구원을 비롯해 28개 대학과 200여개 협력업체가 참가했으며, 세계에서 11번째로 자체 개발한 헬기이다.
이후 지난 2012년 9월 방위사업청에 처음 납품한 뒤 올해 5월을 기준으로 군과 경찰, 산림청, 해경 등에서 70대가 운용 중이고 199대의 계약이 이뤄진 상태이다.
하지만, 수리온은 최근 중앙 119구조본부가 다목적 헬기 2대를 구매하기 위해 공개입찰을 하는 과정에서 구매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입찰 참여조차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업은 3년간 960억 원 규모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대정부 건의안을 대표 발의한 박정열 의원은 “전국 시도 소방본부 가운데 제주에서만 수리온을 구매했다”며 “이처럼 유독 소방분야에서 수리온이 외면받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또 “헬기산업은 우리나라 항공산업 육성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250개 산학연 기관에서 5만여 명의 일자리가 유지되거나 창출되며, 수입대체 효과로 외화유출 방지 등 국가경제와 산업에서 파급효과가 막중한 사업”이라며 “그럼에도 정부 주도로 개발한 수리온을 정부에서 외면하고 있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이번 대정부 건의안에는 국내 헬기산업의 발전과 세계시장 진출을 위해 정부와 지자체에서 정책적으로 수리온을 우선 구매하고, 해외시장 진출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담았다.
이날 통과된 건의안은 오는 29일 도의회 제345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에서 의결될 예정이다.
한편, 산림청은 지난달 31일 3,000억 원을 들여 수리온 12대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최근 건조한 날씨로 산불 피해가 잇따르자 산불 진화용 헬기 수요가 급증하고, 기존 헬기를 이용한 초기 산불 진압이 실패하자 대응책으로 마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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